방북 첫날부터 '우호관계' 과시한 시진핑…'전략적 관계' 강화 행보

전문가 "7년 전보다 양국 관계 밀착…정상회담 결과물 주시해야"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첫날인 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싣고 "북중 관계 발전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북한 역시 이날 신문에 환영 사설을 게재하고 양국 관계의 공고함을 적극 부각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지난 2019년 시 주석의 방북 때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발전된 협력 체계를 언급하고 있다며,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관계'의 강화를 위한 역대급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북중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략적 의사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계와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기고문에는 '최고위급의 전략적 인도'나 '전략적 협조' 또는 '전략적 의사소통' 등 양측의 전략적 관계를 부각하는 표현이 수차례 사용됐다. 북러 밀착 이후 비교적 소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 북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로 상호 관계를 격상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 주석의 기고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북중의 '군대 간 교류'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올해 북중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양 당과 정부, 군대들 간 교류를 강화함으로써 북중 관계 발전에 강력한 동력을 주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고려해 당·정 차원의 교류만 부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군사적 협력도 공식 의제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과 연계된 '두만강 출해(出海)' 문제에 대한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두만강 최상류 지역의 북중러 접경지역에서 중국 측 선박이 동해로 진출하는 방안에 대한 협력을 의미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수면 아래 있던 북중 간 군사 협력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식 외교 무대에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두 정상이 북중우호조약 제2조에 명시된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을 재확인하고, 조약 체결 65주년을 맞아 군사 동맹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선언을 채택할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시 주석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항해 북한과 '세계의 다극화'를 추구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그는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하며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에 위해를 주는 모든 야욕과 책동을 반대해야 한다"며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와 보편적 혜택과 포용적인 경제세계화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세계의 다극화'는 미국의 '일극' 패권주의에 도전하는 중국은 물론 북한, 러시아의 대외전략이기도 하다. 또 '군국주의 부활'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를 언급했는데, 이는 중국 주도의 다극화 질서 속에서 북한도 정당한 주권과 핵보유국 지위 등을 누릴 수 있게 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양국 관계와 관련해 '대를 이어 계승'이라거나 '바통이 전해지도록' 등의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같은 표현을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쓴 것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내세우는 '4대 세습 구도'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 시 주석 방북 당시 기고문과 비교했을 때, 7년 전에는 중국의 대북 관점이 '북미 비핵화 문제의 중재자'였다면 이제는 '대미 견제를 위한 전략적 동반자'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라고 짚었다.

북한 역시 신문 1면에 '중국 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뜻깊은 올해를 맞아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여러 분야에서 더욱 활력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 인민의 공통된 지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매우 혼란스럽고 복잡다단한 국제정치 정세는 양국 인민의 전투적 단결과 지지·협조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중 갈등과 중동 전쟁 등 국제사회의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이 밀착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 교수는 "시 주석의 노동신문 기고문과 북한의 환영사설 등을 볼 때, 이번 회담에서 '역대급 회의'라고 부를만한 파격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다만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중국 측 태도가 변수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북한 평양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6월 20∼21일 이후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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