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디스컴버뷸레이터' 나오나…군,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 착수

전기만 있으면 타격 가능…드론 무력화뿐 아니라 물리적 타격도 가능
방사청, 중장기적 로드맵 구축해 단·장기 무기체계 발전 방안 제시

레이저 공격으로 격추된 드론. (방위사업청 제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군이 레이저나 고출력 전자기파(EMP)로 적을 교란·타격하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 로드맵 수립에 나선다. 여러 차례 공격이 가능하고 발사 비용이 저렴한 저항성 에너지 무기는 드론 등 현대전의 '가성비 무기'에 대항할 수 있는 주 전력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서의 기술 개발 및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중장기 전략을 세워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 중·장기 로드맵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빛이나 전자기파가 방향에 따라 세기가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이들 에너지를 특정 구간에 집중, 드론이나 무인기 등을 격추하는 무기체계를 가리킨다. 크게 '점'과 같은 표적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격추하는 레이저 방식과 '부채꼴' 모양으로 전자기파를 방사해 특정 범위 내 군집을 이룬 적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고출력 마이크로파(HPM) 방식으로 나뉜다.

이들 무기는 탄약을 휴대하지 않아도 전기 충전 한 번만으로도 다량의 발사가 가능해 작전 지속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발당 수억 원이 드는 기존 대공미사일과 달리, 발사 비용이 한 발에 몇천 원 수준으로 저렴해 드론 등 '가성비 전력'의 공격이 만연한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도 불린다.

예를 들어, 미 해군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무인기 탐지·요격·무력화에 활용한 '로커스트'(LOCUST) 레이저포는 발사 1번당 7000원,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 '천광'의 경우 발사 1번당 2000원에 불과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성능이 개량된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전력 무력화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물리적 타격을 입히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일종인 디스컴버뷸레이터(Discombobulator)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이 무기는 올해 1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베네수엘라군의 로켓 등 전력과 통신체계 등을 마비시킨 것뿐만 아니라 극심한 두통 등 신체에 신경계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보안상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다"라면서도 "이 무기는 적의 장비를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군 당국 역시 자폭 드론을 전방에 배치하는 등 관련 전력을 고도화하는 북한에 대비, 고출력 레이저와 전자기 스펙트럼 무기 등을 연구하는 등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방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구분하고 선진국들과의 기술 개발 현황 비교 분석을 통해 기술 격차를 해소, 기존 방공체계와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단기~ 장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 발전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방사청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경우 국내 개발 인프라가 부족하고 많은 연구 개발 예산이 필요해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기획 및 연구 개발 수행이 필수적"이라며 "정책 연구를 통해 해외 개발 동향, 무기체계 확인 등으로 4대 강국 조기 달성을 위한 추진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