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자원 감소시대…다문화 장병 전담조직·관리체계 구축해야"
2030년 다문화 장병 9700명 입영 전망…입영자원 5% 차지
英美, 차별 금지 법령 및 기구 마련…갈등 예방 매뉴얼 마련해야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최근 저출생의 영향으로 병력 부족 문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다문화 장병들에 대한 군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문화 장병 수용은 단순한 병력자원 확보를 넘어 군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장하는 초석이 될 수 있는 만큼, 군이 빠른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2일 군에 따르면 홍숙지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인력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국방논단에 '외국군의 다문화 수용정책 사례와 한국군에 주는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홍 위원은 "한국의 출산율 감소, 인구 고령화를 고려하면 다문화 장병은 우리 국방에서 중요 인적 자원으로 대두할 것이 예상된다"며 "다문화 장병 입영 증가에 따른 세분화된 관리·지원 정책, 군의 다문화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문화 구축이 긴요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IDA가 2023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병력자원 입영 소요는 연간 19만 명대로, 다문화 장병 입영은 2022년 3000명대에서 오는 2030년에는 9700여 명으로 현재 가용자원에서 약 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홍 위원은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과, 오랜 식민지 확장 역사와 최근 아프리카·중동의 이민·난민 수용 등 영향으로 다민족 국가로 분류되는 영국을 중심으로 향후 다문화 장병이 늘어날 한국군이 참고할 사항을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군은 국방부 차원에서 다양성 관련 규정과 방침을 명문화하고 명확한 종합 추진계획과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해 일관성 있는 정책 실행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이는 다문화 장병에게 국한한 정책이기보다 전반적인 기회균등, 평등과 다양성이란 상위 개념에서 다문화 장병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장기간에 걸친 인종 갈등이 군 내부까지 확산했고, 이러한 갈등이 전투준비태세를 해치는 요인으로 보고 관련 법령을 제정해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국방부는 1988년 시민권리법과 각종 차별금지법을 근거로 '국방기회균등훈령'을 제정했다. 또 미 국방부의 '국방인사 및 준비태세 차관실'은 차별 방지 정책과 기회균등프로그램을 수립·감독하고, 국방부 산하 인적자원활동부는 '기회균등관리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미군은 대대급에 기회균등대표자(EOR), 여단급 이상에는 기회균등전담관(EOA)을 두고 기회균등 관련 교육·훈련, 정책 감독을 맡기고 있다. 또 군종 정책 다변화, 기도 및 휴식시간 보장, 소수자 전용 전투식량 구비, 임무 수행 지역의 인종과 언어 등을 고려한 부대 지휘관을 임명하는 '루니 룰'(Rooney Rule) 제도도 운영 중이다.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이민자를 받아들인 후 1965년 '인종차별금지법', 2006년 각종 차별금지법을 통합한 '평등법'을 제정했다. 영국군의 약 6.7%는 다문화 장병으로 이뤄져 있다.
홍 위원은 "영국 각 군은 국방부의 '평등과 다양성 종합추진계획'을 바탕으로 세부 정책 및 실행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평등법 이행을 위해 '다양성 위원회'를 두고, 국방대학 내에 평등 다양성 훈련센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단위 부대 이상의 제대에 평등·다양성참모(EDA)를 2명 이상을 지명해 겸직하도록 하고, 지휘관의 다양성 업무 보좌·수행, 하위계급 접촉 창구 역할을 부여했다. 이들은 국방대학교의 합동·평등 다양성 훈련센터에서 훈련 과정을 수료해야만 이같은 업무를 맡을 수 있다.
홍 위원은 "미국과 영국은 지휘관을 대상으로 기회균등 및 다양성 교육을 실시해 지휘관 인식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있다"면서 "지휘관에게 기회균등 및 다양성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는 것에 책임을 부여하는 등 지휘관의 책임도 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은 현재 한국군이 일부 실무 수준에서 다문화 병사 지원 정책과 제도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국방부 차원의 다양성 규정과 지침을 명문화하고 관련 전담 부서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군도 지휘관 교육을 강화해 부대 내 차별 문제 처리 절차와 방법을 숙지하고 지휘관의 이해 수준을 제고하고, 병영 내 차별 금지, 종교 및 문화 권리 보장 등을 법제화해 정책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병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갈등을 예방 및 대응하는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다문화 장병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goldenseagul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