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헌법교육 강화한다지만…가르칠 군법무관은 5년째 감소세

헌법교육 의무화 관련 법 개정 국회 통과…인력 부족은 여전
로스쿨 체제 이후 병 복무 선호 늘어…민간 변호사 활용도 필요

국방부 깃발. 2021.6.4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최근 군인들의 헌법 교육을 의무화하는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헌법 교육 이수 여부를 진급에 반영하는 등 군에서 헌법 교육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와 관련한 업무를 맡은 군법무관 수가 5년째 감소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중심의 법조인 양성 일원화, 복무기간 부담 및 잦은 인사이동 등에 따른 직업 만족도 하락이 군법무관 획득에 애로로 작용한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 육·해·공군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 군법무관 정원은 340여 명이지만 현재 인원은 2022년 330여 명에서 올해 310명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해군 법무관 정원은 연간 약 120명으로 재직자는 2022년 116명에서 올해 107명으로 감소했다. 공군 법무관 정원은 130여 명으로, 재직자는 2022년 120여 명에서 지난해 110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군법무관은 군검사, 군판사 업무를 비롯해 각 군 법무실, 일선 부대 법무 참모로 일한다. 주요 업무는 △군인과 군무원 등의 범죄 수사 및 공소유지 △군사재판 △징계요구 및 항고 심사 △국방부 소관 법령 검토 및 입안 △민간 위탁 및 방위산업 계약 법률 자문 △인사소청·행정소송 등 국가송무 대리 △인권침해사건 수리 및 처분 △군법 및 헌법 교육 △작전법 검토 및 자문 등 방대하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군인들의 징계 취소 소송, 징계 처분 항고 업무도 군법무관들이 맡고 있다.

소득 격차·의무복무 부담·공익법무관 이점에 밀린 군법무관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2024.6.11 ⓒ 뉴스1 오대일 기자

군법무관의 인력 부족 문제는 법조인 양성 경로가 일원화하면서 점차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단기 군법무관의 경우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중 미필 인원 감소로 인해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고, 10년 동안 의무복무하는 장기 군법무관은 진급 경쟁과 잦은 인사이동, 복무기간 부담 등의 영향으로 확충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소년 등과'와 같이 대학 학업을 마치기 전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군법무관으로 의무복무 하거나, 군법무관 임용시험을 거쳐 법조인이 되는 등 수급 경로가 다원적이었다. 하지만 2006년 군법무관 임용시험이 폐지됐고, 2018년 사법시험 폐지 이후 법조인 양성 과정이 로스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예비·현직 법조인들의 병역 이행 선호가 군법무관 임관보다 병 복무로 옮겨갔다.

여기에 병사 복무기간이 최소 18개월로 줄어들면서 군법무관으로 3년 단기 의무복무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것도 인력 부족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병 복무가 진로 결정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에 있어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군법무관 소득이 민간 변호사의 수익보다 적은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단기 복무 군법무관은 로스쿨 재학 중 법무사관 후보생으로 지원해 30세까지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임관하는 방식이다. 중위로 임관해 3년 복무 후 대위로 전역하고, 희망에 따라 장기 복무 전환이 가능하다.

다만 학부 4년과 로스쿨 입학, 변호사 시험 합격까지 기간을 모두 고려하면 임관까지 여유 시간은 대략 2년밖에 없다. 만약 30세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면 병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병 복무를 마치고 법조인 준비를 하게 되는 셈이다.

10년 장기 복무 군 법무관은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임관 예정일 기준 만 34세까지 지원할 수 있다. 임관 후 5년 차에 한 차례 전역 지원 기회가 있다.

아울러 민간(법무부 및 산하기관, 법원행정처, 법제처, 대검찰청 및 각급 검찰청 등)에서 군법 준수 등 생활 통제 없이 민·형사, 행정, 국가 소송, 법제 등 다양한 송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대체복무제도인 공익법무관 제도(3년 의무복무)도 있어 굳이 군법무관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법조인들의 군 기피 현상은 3년 의무복무를 마치고 대위로 전역하는 규모, 장기복무 임관 규모에서도 나타났다. 이에 군은 중위 보직률을 높여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임관 규모와 비등한 전역자 수…중위 과포화·대위 부족 현상 팽배

지난해 육군 단기복무 군법무관 소요는 총 56명이었지만 42명만 임관했고, 지난해 대위 군법무관 전역자는 40명이다. 임관 규모만큼 군을 떠난 셈이다. 2023년에는 65명 임관이 필요했으나 53명만 임용할 수 있었고, 같은 해 대위 전역자는 56명으로 임관 규모를 뛰어넘기도 했다.

장기복무의 경우 2022년 12명 선발 예정이었지만 7명, 2023년엔 선발 계획상 11명 중 7명만 임용했다. 2024년에는 13명의 장기복무자를 뽑을 계획이었으나 5명을 임용하는 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소요의 25%인 3명 선발에 그쳤다.

정작 육군 군법무관의 계급별 운영률(계급에 맞게 보직을 맡은 비율)은 중위가 2022년 161%, 2023년 150%를 거쳐 지난해 210%를 기록했고 올해 현재 185%를 기록했다. 중위 포화 상태는 계급에 맞는 임무를 부여하는 것을 넘어 상위 계급자가 수행할 임무를 대신 맡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이는 바로 다음 계급인 대위 운영률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육군 대위 군법무관 운영률은 2022년 67.9%에서 이듬해 78.2%를 기록한 이후 급하락해 2024년 57.1%, 지난해 52.9%를 각각 기록했다.

중위 과포화, 대위 운영률 반토막 현상은 공군과 해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공군 중위 정원 대비 현재원은 2022년 194%를 기록한 이후 2023년 128%, 2024년 148%, 지난해 165%, 올해 170.6%를 기록했다. 반면 대위의 경우 2023년 104%를 기록한 이후 올해 4월 52%로 급감했다.

해군 중위 운영률은 경우 2022년 144%, 이듬해 152%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56%를 기록했지만, 대위 운영률은 2024년 113%를 기록한 이후 올해 59%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군에서는 장단기 의무복무 기간 단축, 민간 변호사 활용 등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비군사분야, 군사기밀을 취급하지 않는 범위에서 민간 변호사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군법무관 부족, 업무 과중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 군 관계자는 "인력 부족 해소 방안으로 의무복무기간 단축, 민간 변호사와 계약해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