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민주유공자법 '정서적 반대' 이해 어려워…하반기에 최우선 처리"
"박종철·이한열도 국가유공자 아니라서 놀라"
- 허고운 기자, 김예원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김예원 김기성 기자 =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29일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정서적 반대를 이유로 입법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2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민주권 정부 출범 1주년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제가 장관이 되고 가장 놀란 부분이 박종철, 이한열, 전태일 이분들이 현재 국가유공자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정무적 판단을 존중하겠지만 후반기 국회가 구성되면 민주유공자법을 가장 우선순위로 처리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까지 민주 진영 대통령이 네 번째인데 왜 유공자가 안 됐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이제는 국가가 책임 있게 예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이 아닌 6월 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유족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는 이 법안은 지난 2024년 윤석열 정부 당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대상이 됐다. 당시 국가보훈부는 동의대 사건,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 관련자나 국가보안법 위반자 등이 유공자로 인정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논란이 됐던 남민전 관련 문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고, 동의대 사건도 실제 부상이 있고 부상 등급 기준이 적용된다"라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야당에서도 큰 반대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사위나 정무위에서 느끼는 것은 정서적 반대가 있는 것 같다"라며 "6·10항쟁의 기폭제가 되고 87년 헌정체제를 만든 분들인데, 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어 "국민의힘에도 지방선거 이후 만나서 정서적 반대를 이유로 반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할 것"이라며 야당 설득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유공자법 통과 시 적용 대상은 민주화보상법과 부마항쟁보상법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된 사망·실종·부상자 가운데 상이 등급 판정을 받은 635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권 장관은 "감옥 간 사람, 해직된 사람, 정신질환을 앓은 사람 등도 피해자지만 현재 포함되지 않는다"라며 "우리가 봐도 참 '빡세게' 인원을 정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민주유공자법이 시행되더라도 대규모 재정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훈부는 전망하고 있다. 권 장관은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경제적 보상은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추가 예산은 크지 않다"라며 "요양·양로·의료 지원 정도로 연간 20억원 수준이 소요될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민주유공자법과 함께 독립유공자 유족 지원 확대도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독립유공자법이 이달 6일 개정됐고, 내년 1월 1일부로 시행된다.
독립유공자법은 독립유공자 사망시점(광복 전후)과 무관하게 손자녀까지 보상금을 지급하고, 때 늦게 포상된 독립유공자 후손은 최초 수급자부터 최소 2대(代)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권 장관은 "독립유공자 후손 가운데 실제 혜택을 받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라며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이 후손 세대까지 제대로 예우받을 수 있도록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참전유공자 배우자 지원 확대, 보훈의료 서비스 강화 등 보훈 사각지대 해소 정책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민주유공자법 제정과 독립유공자 유족 지원 확대, 보훈 사각지대 해소는 결국 국민통합의 문제"라며 "희생한 분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보훈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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