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공격한 '누르' 미사일은?…"중국 무기 역설계한 순항미사일"

공기부양정·헬리콥터 등에 탑재돼 선박 공격…시속 1100㎞로 격추
대함미사일 방어체계 없는 선박 '완파' 전적도

정부는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 나무'호를 공격한 두 개의 '미상 비행체'가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7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나무호 타격 비행체의 제조사 카탈로그 전시용 사진 모습.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7 ⓒ 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HMM 나무'호를 공격한 미상의 비행체가 이란제 대함미사일인 '누르'(Noor) 와 그 개량형인 '카데르'(Qader)일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누르 미사일은 이란이 중국 수출용 대함미사일을 역설계해 개발한 모델로, 과거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들이 적의 군함이나 민간 선박을 공격할 때 주로 사용됐다.

28일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무호는 1분 간격으로 총 2발의 공격을 받았는데, 첫발은 불발, 두 번째 탄두만 폭발했다. 정부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수거된 첫 번째 탄두에서 고폭 화약이 확인됐으며, 누르 미사일의 터보제트 엔진 '톨루-4' 엔진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누르 미사일의 특징인 하늘색 도장 및 이란 제조사의 각인 등도 현장에서 함께 발견됐다.

누르(Noor) 미사일은 이란이 중국의 수출용 대함미사일 'C-801'과 'C-802'를 수입한 후 역설계한 모델로, 1991년 이란 군대에서 실전 배치된 최초의 이란산 순항 미사일 중 하나다.

총무게 715㎏(탄두 무게는 165㎏), 사거리가 40~170㎞ 수준인 단거리 미사일로, 폭이 좁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공격에 최적화돼 있다. '카데르'는 누르의 개량형으로, 사거리가 200∼300㎞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형 반사 레이더와 자동 조종 장치, 능동 레이더 등을 갖췄으며, 폭발성 관통탄두(EFP) 등을 통해 적의 함정 등을 공격하는데 주로 쓰여 왔다.

이란은 공격용 공기부양정 '호버크래프트'(BH-7), 밀(Mil)-17 헬리콥터 등에 누르 미사일을 탑재해 적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사된 누르 미사일은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마하 0.9(시속 약 1100㎞)의 속도로 수면에서 20~30m 남짓 떨어진 높이에서 비행하다, 표적에 근접하면 고도를 수면 5m 높이까지 근접해 격추시키는 방식을 쓴다.

정부는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 나무'호를 공격한 두 개의 '미상 비행체'가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7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나무호 타격 비행체의 기체 모습.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7 ⓒ 뉴스1

누르 미사일은 예멘 후티 반군과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헤즈볼라는 2006년 레바논 전쟁 당시 레바논 베이루트 해안에서 작전 중이던 이스라엘의 초계함 하니트호에 누르 미사일 1발을 기습 발사, 함미의 비행 갑판과 추진시스템 등을 타격해 손상을 입혔다.

후티 반군은 2016년 홍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UAE 해군의 수송선인 HSV-2 스위프트함을 향해 누르 미사일을 발사, 함정 전면부와 조타실 등을 완파하기도 했다. 해당 선박은 군용 목적으로 쓰이긴 했지만, 대함 미사일 방어를 위한 근접 무기 체계를 갖추지 않은 민간 상선에 가까운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엔 이란 해군이 오만만 부근에서 훈련을 하다 표적 실수로 보급지원함인 코나락호 선미에 누르 미사일을 발사, 배에 타고 있던 19명 등이 사망하기도 했다. HMM 나무호에 발사된 두 발의 미사일이 모두 폭발했다면 앞서 언급된 사례처럼 재산 및 인명 피해가 극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나무호가 내륙으로부터 사거리권인 90~100㎞ 정도 떨어져 있었던 점, 피격 당시 나무호의 선미가 이란 방면으로 156도가량 틀어진 상태로 정박 중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발사 원점은 이란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발표 직후 사이드 쿠제치 주한한 이란 대사를 불러 초치하는 등 공격 주체가 확인될 경우 공세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공격설에 대해선 부인하는 입장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