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 도입 논의하는 한미 실무협의 '안전핀'은 '정례화'다[한반도 GPS]
6월 실무협의서 '정례화' 관련 미국의 '약속' 받아낼 필요성 제기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부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핵잠) 개발 사업인 '장보고 N 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면서 외교가의 시선은 곧 열릴 한미 간 실무협의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관건은 '핵잠·원자력 협력' 등 한미 정상 간 합의 사항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이행하기 위한 회의체를 어떤 수준으로 운영하느냐에 있다는 관측입니다. 핵잠을 구체화할 실무협의가 얼마나 유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지난 26일 '국산 1호 핵잠 도입' 사업계획을 공개하며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 2030년대 후반 실전 배치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목표 시점을 제시했습니다. 핵잠 도입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공식화한 것으로, 이제 핵잠은 실현되지 않으면 안 되는 한국의 미래 전략무기가 됐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한미 간 사전 조율도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이 핵잠을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과, '자체 개발'한 원자로의 연료로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음을 공식 발표한 것이 한미의 밀접한 사전 소통의 결과라는 해석입니다.
외교 소식통은 실제 "한국 정부 입장이 어느 정도 정리돼 있어야 미국 측도 후속 협의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며 "그간 실무선에서 기본적인 계획과 방향성에 대한 물밑 소통이 일정 부분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서 합의된 양국 간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범정부 대표단의 '킥오프(출범) 회의'가 그것입니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형 핵잠 도입에 합의한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한미는 당초 미국의 범정부 대표단이 1월에 방한해 핵잠 도입과 이를 뒷받침할 한미 원자력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미국 측이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과 쿠팡 사태에 대한 대응을 문제 삼아 협의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한국은 그간 외교부 주도의 '원자력협력 태스크포스(TF)'와 국방부 주도의 '핵잠 TF'를 꾸리며 실무협상 준비를 마쳤지만, 미국 측 움직임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이번 실무협의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안전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리고 첫 안전핀은 '실무협의의 정례화'라는 것이 외교가의 시각입니다. 한미 간 '다른 사안'이 불거져도, 일단 핵잠 도입을 위한 협상 테이블은 주기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핵잠 문제와 원자력 협정 논의는 '정치적 동력'만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사안으로 꼽힙니다. 핵연료 공급과 우라늄 농축 문제, 원자력 기술 협력, 국제 비확산 체제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어느 하나 쉬운 사안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협의를 통한 '꼼꼼한 합의'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거래적 동맹관'을 고려하면 협의 채널을 정례화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협상의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정기적인 한미 실무협의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 달에 한 번씩, 일단 정례적으로 만나 논의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미국의 '첫 반응'이 어쩌면 한국형 핵잠 도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시금석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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