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제 대함미사일'이 나무호 '표적 공격'…"피해 입힐 의도 있었다"(종합2보)
정부 "여러 증거가 이란 가리킨다"면서도 해군·혁수대 등 '특정'은 못해
외교부, 주한 이란대사 초치해 항의…대사는 "개입한 적 없다" 부인
- 노민호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임여익 기자 = 정부는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 나무'호를 공격한 두 개의 '미상 비행체'가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7일 발표했다. 다만 여전히 '이란의 어떤 세력'인지 정확하게 발사 주체를 특정하진 못했다.
나무호 피격 사건을 조사하는 정부 합동태스크포스(TF) 단장인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지난 10일 1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추가로 확인한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박 차관은 정부가 사건 발생 직후 현지 조사를 통해 확보한 비행체의 잔해물에 대한 조사 결과 "엔진의 경우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다"라며 "부품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또 합동조사단이 나무호 선체의 파손 부위에서 두 개의 비행체 중 하나의 불발탄 탄두를 입수했다면서 이 탄두가 이란이 사용하는 대함미사일 '누르' 또는 '카데르'의 탄두 형상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발사체 기체의 경우 잔해물이 하늘색으로 도색돼 있는데, 이는 이란산 대함미사일인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합동조사단의 일원으로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류윤상 해군제독은 "발사 원점은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도 이란 내륙에서 나무호까지 거리가 90~100㎞ 떨어져 있었고, 비행체의 비행시간은 6~7분 정도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이란의 공격으로 받아들이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증거가 이란을 향하고 있다"면서도 "고의성 부분을 확정하기 어렵다. 고의성은 주관적 영역이라 (이란 측이)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을 파악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아직 정부가 이란 당국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외교적 조치까진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4일 나무호 공격 주체가 최종 확인될 경우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아직 정부의 조사 결과가 '응분의 공세'를 가할 수준까지 진전되진 않았다는 설명으로도 보인다.
다만 류윤상 제독은 누르 계열 미사일을 사용하는 주체에 대해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은 이란 해군과 혁명수비대, 친이란 세력에서 쓰이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해군이 하고 있지 않은가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공격 주체를 혁명수비대 혹은 해군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류 제독은 아울러 '두 발의 미사일'이 나무호의 같은 지점을 타격한 것에 대해 "공격 주체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더라도 해군의 입장에서, 지휘관을 경험한 입장에서 말하자면 '피해를 입히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발사된 미사일로 판단된다"라고 말해 이란 측 세력의 '실수'에 의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차관은 이날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 및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이란 측이 이번 사건에 대한 이란 차원의 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공격 주체 파악에 협조해야 한다는 외교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쿠제치 대사는 박 차관과 면담 후,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과 만나 "개인적으로 한국 선박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이란의 나무호 공격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절대 개입한 적이 없다는 말을 다시 드리고 싶다"며 공격 주체를 조작해 적대국의 소행으로 넘기는 위장 전술인 '가짜 깃발'일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나무호는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협에서 정박 중 미상 비행체 두 대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첫 번째 탄두는 제대로 터지지 않았고, 두 번째 탄두가 폭발했다. 사건 발생 초기 이란이 개발한 드론 '샤헤드-136'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날 정부 발표에 따라 사실상 대함미사일의 공격으로 귀결됐다. 사고 발생 23일 만에 '이란 측의 소행'임이 확인된 셈이기도 하다.
정부는 나무호 피격 사건 이후, 현지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10일 1차 현장 조사를 통해 '외부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나무호에서 확보한 비행체 잔해를 15일 국내로 들여왔고,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기관이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해 왔다.
ntig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