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규모 캐나다 잠수함 내달 결론…'안보 패키지 딜'이 운명 가를 듯
1만 4000㎞ 실전 운용으로 '성능' 강조…캐나다 해군 "테슬라 탄 것 같아"
독일, 저금리 조달·잠수함 무기 지원으로 공략…막판까지 초접전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캐나다 잠수함 도입 프로젝트(CPSP) 최종 사업자 결정이 내달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도산안창호함의 태평양 횡단을 선보이며 막판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국이자 전통 잠수함 건조 강국인 독일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을 통해 다져온 동맹 네트워크와 경제·산업 패키지를 무기로 공략에 나서고 있는 만큼, 수주전 막판까지 경쟁이 초접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캐나다 해군은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서 도산안창호함과 호위함인 대전함의 입항 환영식을 개최했다.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월 25일 진해 군항을 떠나 미국 괌과 하와이를 거쳐 지난 24일 캐나다 빅토리아항에 입항했는데, 그 거리만 약 1만 4000㎞에 달한다.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이 공식적으로 태평양을 횡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항해는 6월 말로 예상되는 CPSP 최종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국 잠수함의 실전 성능을 입증했다는 의의가 있다. 독일이 납품 모델로 내세운 2500톤급 잠수함인 '타입 212CD'는 아직 설계도상으로만 존재해 운용성을 실전에서 확인하기엔 제약이 있다.
우리 기술력으로 만든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장보고-III Batch-I)은 수주 성공 시 한국이 캐나다에 인계하게 될 장영실급 잠수함(장보고-III Batch-II)의 기반 플랫폼이다. 캐나다 입장에선 지금 당장이라도 승조원 편의성과 상호운용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도산안창호함은 하와이 출항 이후엔 캐나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소속 승조원 2명을 태우고 항해를 이어오기도 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에서부터 캐나다 군항 입항까지 함께한 제이크 딕슨 하사는 도산안창호함 탑승 경험에 대해 "1999년 혼다 시빅을 타다 신형 테슬라를 탄 것 같다"라며 승조원 편의 등에 중점을 둔 도산안창호함의 편리함을 언급했다.
도산안창호함은 캐나다 해군과의 연합훈련을 마친 뒤 미 해군 주관 다국적 해상 훈련인 림팩(RIMPAC)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를 통해 나토 회원국 무기체계와의 상호운용성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이미 실물 건조 및 실전 배치가 완료된 도산안창호함을 기반으로 빠른 납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CPSP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함수함 4척을 신형 잠수함으로 대체하는 사업인데, 최근 10여년간 1척당 가동률이 9%에 불과할 정도로 노후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응하는 한화오션(042660)은 2032년 첫 인도, 2035년까지 총 4척 인도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캐나다가 생산라인에 합류할 경우 2034년까지 최소 2척 인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TKMS보다 빠른 일정이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성능보단 유지·운영·보수(MRO) 지원, 자국 산업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에 더 높은 점수를 두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번 수주의 승부는 산업·안보 협력의 구체적 범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은 잠수함 현지 건조 및 MRO 지원, 에너지 안보 공급망 보장 등 캐나다의 요구사항을 적극 공략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캐나다는 올해 2월 비유럽 국가 중에선 최초로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 방산 공동 조달 금융 프로그램(SAFE)에 서명하기도 했는데, 회원국이 유럽산 무기를 구매할 경우 저금리 자금 지원이 가능해 독일 수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독일 정부는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지원을 위해 30년 규모의 경제·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했다. 여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및 희토류 채굴 등 자원 안보 지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TKMS는 올해 2월 캐나다의 항공우주·방산 제조기업인 마젤란에어로스페이스와 잠수함 주력 무장인 중어뢰의 현지 생산 및 가동 지원, 제3국 수출까지 모색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역시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유지 보수를 전담하는 밥콕 캐나다, 캐나다 대형 종합 건설사인 PCL과 CPSP 인프라 개발 협력 MOU를 체결하고, 캐나다 동·서부 해안 지역에서의 MRO 거점 구축을 검토하기로 약속하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으며, 현대자동차(005380) 역시 수소 연료 전지 공급망 구축을 제안하는 등 범정부적 지원이 추진 중이다.
24일 캐나다 출장을 떠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인 CANSEC에서 캐나다 국방 장관 등 외교 안보 분야 관계자와 만나 캐나다 측의 추가 관심사 등을 살핀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6월 초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 방문을 추진, 캐나다 현지 자원·에너지 투자 카드 등을 꺼내 들며 막판 설득에 힘을 더할 예정이다.
kimye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