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조선, 80여일 만에 호르무즈 해협서 탈출 중…중동사태 후 처음

HMM '유니버셜 위너'호…카타르 인근서 오만만으로 이동 중
이란, 지난 18일에 韓에 '통항 가능' 통보

한국 HMM 소속 유조선 유니버셜 위너'(UNIVERSAL WINNER)호.(마린트래픽 캡처)

(서울=뉴스1) 노민호 임여익 기자 =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두 달 넘게 발이 묶여 있던 한국의 대형 유조선 1척이 이동을 개시해 한국을 향해 항해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선박 정보 제공 마린트래픽 등에 따르면 이 배는 한국 HMM의 유조선 '유니버셜 위너'(UNIVERSAL WINNER)호로, 유니버설 위너호는 현재 이란과 미국의 직접 충돌이 없어 '안전 지역'으로 여겨지는 오만만으로 향하고 있다. 이 배는 내달 8일 울산항에 입항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 순간에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 하에 지금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라고 확인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 18일 오후 늦은 시간 주이란한국대사관에 유니버설 위너호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가능하다고 통보해 왔다. 지난 2월 28일 중동전쟁 개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본격화한 후 약 80일 만에 처음으로 한국 국적의 배에 대한 '통항 허가'인 셈이다.

외교부는 이란 측의 입장을 HMM 측에 공유했으며, HMM은 내부 협의를 거쳐 통항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유니버셜 위너호는 이란 측이 제시한 통항로를 따라 19일 새벽 카타르 인근 해역에서 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는 유니버셜 위너호의 통항 개시 전, 선박의 안전을 위해 미국 등 유관국과도 사전 조율을 진행했다.

유니버셜 위너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은 26척에서 25척으로 줄어든다. 다른 한국 국적 선박의 통항 재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통항 재개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상 비행체'에 의해 피격된 HMM의 '나무'호 사건 이후 이뤄진 것으로 이란 측의 입장 변화 등이 주목된다.

외교부는 유니버셜 위너호의 통항 재개는 나무호 피격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무호 피격 전부터 이란 측과 관련 협의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이란 측이 나무호 사건에 대한 '보상' 차원의 조치를 취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나무호 피격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해서는 '통항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이란은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항에 대해서는 어떤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