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통합, 안보 공백 고려해야…전문성 위에 軍 합동성 발휘돼"

국힘 한기호·유용원, 사관학교 통합 정책 세미나 공동주최
"합동성, 전문성과 전략환경 분석·군 구조·지휘체계 결합서 발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은 육·해·공사총동창회와 함께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이슈 진단 정책 포럼'을 공동 주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두희 국방부 차관도 참석했다. 2026.4.17./ⓒ 뉴스1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전장 환경이 우주, 사이버까지 다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육·해·공군의 합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 이유로 3군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리적으로 3군을 통합해 교육하는 것으로 합동성이 강화될 수 없고, 군별 특성에 맞게 전문성을 기른 후에야 합동성이 발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관학교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 지출과 전환기에서 발생하는 생도교육·안보의 공백을 고려할 때 현재 운영 중인 3군 합동 프로그램을 보다 확대·강화하는 방향이 현실성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은 육·해·공사총동창회와 함께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이슈 진단 정책 포럼'을 공동 주최했다.

이날 현장엔 한·유 의원을 비롯해 이두희 국방부 차관, 성일종 국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첫 발제를 맡은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육사 36기)은 "합동성 강화를 명분으로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데, 교육기관의 통합을 통해 군 간 협업 능력을 조기에 내재화하고 자원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점을 주요 근거로 한다"면서 "이러한 접근은 합동성의 본질과 군사력 발전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제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소장은 "합동성은 각 군의 최상급 전문성이 군 구조, 지휘체계, 작전개념 등과 결합해 나타나는 능력으로, 교육기관은 그 후속 요소에 불과하다"면서 "전략환경의 변화가 군 구조를 규정하고, 군 구조는 지휘체계와 작전개념을 결정하며 이에 따라 장교 양성 체계와 교육기관이 설계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 소장은 우리 군의 대표적인 3군 통합 정책의 대표 사례로 합동군사대학교 사례를 소개했다. 소령급 장교들을 교육하는 합동군사대는 2011년 군의 합동성 강화를 목적으로 육군대학, 해군대학, 공군대학을 통합해 탄생했다. 그러나 군종별 전술 전문성 약화, 교육 만족도 감소, 행정적 비효율 등 문제들이 대두되면서 2020년 기존 3군 대학 체제로 해체됐다.

주 소장은 "합동성은 단순히 동일한 공간에서 교육받는다고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합동성 강화를 위한 정책은 교육기관 통합이 아니라 전문성 확보를 우선하면서 단계적으로 합동훈련과 합동근무제도 강화, 지휘체계 통합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종 간 작전 개념, 의사결정구조 차이는 교육만으로 해소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문성과 경험을 통해 극복하는 영역"이라며 "전문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통합은 오히려 판단 오류와 조직 갈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세진 태재연구재단 책임연구원(육사 67기)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가 지적한 △장교 직업 매력 저하 △낮은 교육 만족도 △과도한 생활 통제 및 의무복무 △생도 입학 성적 하락 등은 사관학교 교육체계의 문제가 아니고, 초·중급 장교들의 혹독한 직무 여건 등에서 비롯된다"면서 "이는 사관학교 통합으로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고 입학성적, 임관율, 교육 만족도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교는 사관학교 출신이 약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육군3사관학교, 학군사관(ROTC), 학사장교, 특수사관 등 통합 대상에서 제외된 경로를 통해 양성된다"면서 "사관학교 통합만으로 전체 장교단의 합동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군의 기초 전문교육은 1학년부터 완전히 달라 통합 후 2년간 공통교육으로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구체적인 답이 전혀 없고 3~4학년 교육만으로는 전문성 함양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통합사관학교 격인 방위대학교는 '2+2년제'로 운영 중인데, 최근 1학년 퇴교율이 20%대를 기록하고 최근 10년간 입교 지원자가 약 40% 줄었다.

김 연구원은 사관학교 통합에 투입하는 경제적 비용, 통합 과정에서 불가피한 교육 공백과 이에 따른 안보 공백을 고려할 때 현재의 3군 합동교육 과정을 재설계하는 등 현재 체제를 손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개 캠퍼스 통합 또는 신축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교과과장 재설계 및 교수진 재편에 최소 5년이 소요되고 사관학교법 개정 등 법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면서 "전환기 교육 공백은 준비 및 정착 기간까지 10년 이상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사관학교 통합 대신 군의 합동성을 높일 방안으로 △국방대학교 등에 합동성 교과목 개설·운영 △3군 사관학교 교환학습 의무화 △3군 생도 합동 워게임 도입 등 합동작전경험 조기 축적 △생도 평가에 합동성 역량평가 항목 신설 등을 제시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박범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관학교 통합 이후 민간인 교수 임용에 따른 군의 정치중립 훼손 문제에 우려를 표했다.

박 교수는 "사관학교 민간교수(군무원)의 신분·처우 보장을 일반 국립대학교 교수 수준으로 변경하고 민간 교수 비율을 60%로 확대하는 방안이 우려스럽다"면서 "국립대 교수 수준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이 허용된다면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표출할 여지가 크고 이 경우 생도들이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적 편향에 스며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두희 차관은 "인구 구조 변화와 기술 패러다임 대전환 앞에 서 있으면서 각 군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와 미래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성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 교육체계를 혁신하자는 시대적 과제가 공존하고 있다"면서 "전통 계승과 혁신적 통합은 대립이 아닌 강군을 위한 두 축으로, 오늘 나온 다양한 제안과 비판을 경청하고 합리적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