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추진하면 핵잠 사업과 충돌…핵연료 기술 확보에 한계"
피터 워드 "신규 원전 건설 없이 군사용 원자로 역량 유지 어려울 것"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원자력발전소의 사용 중지나 폐기를 추구하는 탈원전 정책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핵잠) 개발 및 운용 사업과 장기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16일 제기됐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영국 핵추진잠수함 개발·운용의 현황과 한국 핵잠수함 사업에 대한 교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해외 사례를 분석하며 이같은 관측을 제기했다.
워드 연구위원은 "영국은 중견국의 위치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동맹관계 아래 핵잠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며 "영국의 사례는 군사용 핵 관련 사업은 민간의 핵에너지 프로그램과 밀접하게 결합돼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짚었다.
워드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핵잠을 운용하는 6개국 중 하나인 영국은 남서부 서머싯주에 대형 원전 '힝클리 포인트 C'를 건설하는 동시에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 없이는 군사용 원자로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워드 연구위원은 충분한 원자력 인프라 없이는 연구개발·시험·규제·안전·인력 유지 등 군사용 핵 역량에 필요한 기술력과 인력을 감당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탈원전 정책은 단순 에너지 영역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핵잠 사업 실행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정권별 원자력 정책에 대한 큰 진폭을 줄이고 민·군의 원자력 기반을 함께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 산업·인력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워드 연구위원은 또한 '한미 간 핵잠 협력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시급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원자로를 통째로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음으로써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동맹 관계 강화 효과도 누렸다며, 한국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향후 한미 협상 과정에서 원자로 제공 목표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영국과 마찬가지로 봉쇄된 원자로를 통째로 제공받는 방안과, 정부가 현재 보유한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핵잠용 연료를 확보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드 연구위원은 아울러 미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최근 미국이 국가안보전략에서 북한을 주요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는 분위기를 보인 만큼, 한국이 북한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등 원해에서의 위협까지 견제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점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과거 진보 정권의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결합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펴겠다고 밝히며, 2037년과 2038년까지 각각 대형 원전 2기를 새로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plus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