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는 비슷, 대처법은 다른 한일의 '중동 외교'…韓 '로키' 대응 성패는?
日 다카이치, 정상 간 '통화 외교' 적극…韓은 실무채널 앞세운 '로키 대응'
전문가 "적극적 모습 연출보다 '조용한 외교'가 더 효과 있을 것"
- 노민호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임여익 기자 = 중동사태에 대응하는 한일의 '중동 외교' 스타일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직접 나서는 '적극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한국은 '조용한 외교' 기조 속에서 중동과의 '물밑 스킨십'을 넓히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가 15일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2주 휴전' 합의에 따라 협상 국면으로 전환된 시점부터 중동을 상대로 한 '전화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약 3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일본 언론들은 UAE를 일본의 에너지 안보 관련 '최우선 파트너'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이란의 공격에 따른 피해를 위로하고 원유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이란을 상대로 주변국에 대한 공격이나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랬던 다카이치 총리는 하루 뒤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는 "사태의 초기 진정이 최우선 과제"라는 일본 측 입장을 전달하고, 세계 물류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완전 확보를 강하게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러면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급에서 주도적으로 노력을 이어가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전화 외교는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지난 13일에는 미국과 이란의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는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통화한 다카이치 총리는 14일엔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공유하는 오만의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술탄과 통화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국면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주요국과 적극적이고 긴밀한 소통을 전개한 것이다.
반면 중동사태 이후 정부는 '조용한' 중동 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중동 주요국 정상과의 통화가 공식적으로 한 건도 발표되지 않은 것이 일본과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정부는 청와대와 외교부 주도로 실무 채널, 재외공관, 장관급 협의 등을 통해 이란을 비롯한 중동 주요국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오고는 있지만, 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외교는 자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본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외교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의 통항 문제와 향후 에너지 공급 문제에 있어 일본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다만 중동 국가의 특성상 정부의 '로키 외교'가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신뢰'를 중요시하는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한 소통을 하나하나 공표하는 것은 오히려 긴밀한 소통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이란이 한창 전쟁 중이던 지난달 23일에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과 통화하고, 지난 9일에 두 번째 통화를 했다. 특히 두 번째 통화 이후 외교부 장관의 특사가 전격 이란으로 파견돼 현재까지 돌아오는 일정을 잡지 않고 외교 활동을 전개하는 등 주요 중동국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한국이 일본에 비해 소극적이라거나 해야 할 역할을 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매일 중동 국가들과 전화하는 모습은 일종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성과를 내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처럼 물밑 외교를 하는 편이 맞다. 어느 한쪽 편에 조금이라도 치우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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