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휴전에 재개된 '중동 외교'…특사의 '미션'은 호르무즈 열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조건' 파악 필요
美·이란의 휴전 협상 세부 사항 확인해 향후 대응 방향 설정해야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계기로 중동사태 후 사실상 중단됐던 중동 외교를 재가동한다. 금명간 이란에 외교장관 특사를 파견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선박 통항 재개를 위한 조건 등 이란 측 기조를 확인하고,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동향도 파악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10일 정병하 외교부 극지협력대표를 이란에 보낼 외교장관특사로 임명했다. 이란 측은 전날인 9일 양국 외교장관 간 통화에서 정부의 이란 특사 파견에 동의하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정 특사는 2004년 주이란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하고 중동1·2과장, 주쿠웨이트대사를 역임한 중동 전문가로 이란과 긴밀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특사의 핵심 임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선박이 통항을 재개하기 위해 이란 측이 제시할 조건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향후 이란의 '관리 방안'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란과 휴전을 선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이 조건이라고 밝혔지만, 이란은 아직 소수의 선박만 선별적으로 해협을 통과시키고 있다. 이란이 곧 '통행료'를 부과할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에 관련 상황을 특사가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특사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과 관련한 이란의 분위기도 파악해 향후 정세 및 정부의 대응 방향 설정을 위한 정보도 수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와 우리 국민,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등 여러 사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이란 현지에서 직접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사는 특정 사안을 우선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협의하는 차원의 활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는 약 2000척에 달하는 각국의 선박이 발이 묶인 채 '안전한 통과'가 가능한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국적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73명도 이곳에 있다. 정부는 실시간 정보 제공과 선박 모니터링, 원격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안전 관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선사들은 외국 선박 동향과 각국 조치를 지켜보며 항행 재개 시점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번 특사 파견을 통한 양국의 협의를 통해 우리 선박이 '우선적으로'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이란 측의 조치를 받아낼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과 이란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협의가 순탄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은 정세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이란 주재 공관을 축소하지 않고 유지해 온 몇 안 되는 국가"라며 "이란 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특사 파견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란이 비공식, 또는 비공개를 조건으로 통행료 등을 요구한다면 협의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첫 대면 협상은 오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미국은 J.D. 밴스 부통령을 수석대표로 내세웠으며,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수석대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이 '중지'를 요구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헤즈볼라 거점 공습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휴전 선언의 범위와 효력을 둘러싼 해석차가 있고, 이란이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을 미루는 상황이어서 종전 협상 개시에도 변수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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