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GOP 병력 감축 '3단계 구상' 가시화…과학화 경계 시스템 원리는?

최전방은 AI 감시→유사시 기동 타격…2040년 6000명 체계, 현실화 가능성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월 육군 25사단 GOP 부대를 방문, 군사대비태세 점검을 마치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2.16 ⓒ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김기성 기자 = 우리 군이 최전방 GOP(일반전초) 경계 병력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인공지능(AI) 기반 과학화 경계체계로 전환하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최전방 GOP에는 2만 2000명 정도의 경계 병력이 있는데, AI 기반 과학화 시스템으로 경계병력 수를 6000명 정도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9일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6000명은 단계별 작전성 검토를 거쳐 2040년쯤 계획 중인 목표치"라고 설명했다. 2027년까지 성능 개량과 시범운용을 거쳐 2031년까지 1단계, 2035년까지 2단계 준비를 마친 뒤 미래 경계체계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이를 위해 경계작전체계의 개념을 바꿀 계획이다. 기존 GOP 경계는 철책을 따라 병력이 일정 간격으로 배치되는 '선형 방어' 구조였다. 병력 밀도를 높여 경계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향후 적용될 체계는 특정 구간을 사람이 직접 지키는 대신, 감시 장비와 센서를 활용해 넓은 지역을 관리하는 '지역 벨트형 경계'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별 감시타격에서 대대 단위 통합감시와 중·소대 기동타격을 중심으로 구조가 개편된다.

현재 GOP 경계 시스템은 철책에 설치된 광섬유 감지망과 감시 장비가 외부 움직임을 탐지하면 영상의 픽셀 변화를 기반으로 경보를 발생시키고, 병력이 직접 출동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그러나 감시 장비가 작은 환경 변화에도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어 수풀의 흔들림이나 야생동물, 빛 번짐에도 경보가 울리는 '오경보' 문제가 반복돼 왔다. 계절 변화에 따른 장비 이동 배치 역시 감시 공백과 병력 피로도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같은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최전방 GOP 경계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육군은 '아미타이거 플러스'(Army TIGER Plus) 기반 과학화 경계체계를 다듬고 있다. 이는 감시 장비에 포착된 형상이 적군인지 여부, 이동 방향과 예상 도달 시간, 위협 징후 등을 AI가 자동으로 식별하고, 이를 통합 지휘통제체계로 공유해 기동부대가 대응하는 구조다.

육군 5사단 열쇠부대 장병들이 경기 연천군 접경지역에서 다족 보행 로봇과 함께 일출시간대 철책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29 ⓒ 뉴스1 장수영 기자

아미타이거 플러스는 지뢰지대나 험지 등 위험지역에는 드론이나 무인 로봇이 먼저 투입돼 초동 대등을 수행하고, 이후 병력이 투입돼 상황을 종결하는 방식이다. 경계작전이 '감시·감지→결심→타격'으로 이어지는 체계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우리 군의 과학화 경계체계는 이미 일부 전력화됐지만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다. 방위사업청은 2022년부터 GOP 과학화 경계 시스템 성능 개량 사업을 추진해 2024년 일부 부대에 AI 영상 분석 기능을 적용했다. 2027년까지는 탐지 성능 향상, 오경보 감소, 통제체계 고도화 등 성능 개량 단계가 진행된다.

아울러 우리 군은 2027년까지 시범대대 2곳을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2031년과 2035년 단계에서 유무인 복합경계체계를 확대 적용한 뒤, 2040년에는 전군 단위로 체계를 정착시킬 예정이다. 이 체제가 완성된다면 최전방 GOP 경계 병력을 6000명 수준으로 줄이더라도 현 수준의 경계 작전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최근 국방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고, 전방 거점 돌파를 통한 기습 남침 훈련 동향도 확인되고 있어 GOP 병력을 대폭 감축할 경우 기습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전문가들도 전반적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상용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지금 단계에선 어려운 구상으로 보인다"라며 "문제는 기계가 사람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느냐인데, 과거 GOP 과학화 사업에서도 환경 차이와 장비 신뢰성 문제로 한계가 드러났다"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외국의 AI를 도입할 경우 보안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경계 병력을 6000명으로 줄일 수 있는 국산 AI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라며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해 유·무인체제로 가다가 서서히 무인체계 도입을 늘리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같은 대학교의 채성준 교수도 "전장이 과학화되고 드론 등 첨단 장비가 도입되는 흐름은 맞지만 한국은 지형과 환경이 매우 특수하다"라며 "결국 마지막은 사람이 투입되는 문제인데 병력 감축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성급한 접근"이라고 경계했다.

채 교수는 "검증된 장비도 아직 실험 단계에 가깝고,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보자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병력부터 줄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