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핵 위협 고도화" 한목소리…해법엔 시각차

아산 플래넘 2026…'비핵화냐 군축이냐' 의견 팽팽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건 국민의힘 의원,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아시아전략센터장, 야부나카 미토지 전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주펑 난징대 국제학부 학장이 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아산 플래넘 2026' 세션 4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08.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북한의 핵능력 증강은 핵 사용의 임곗값을 낮추고 억제 균형을 흔들 수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북한의 핵 위협'을 주제로 열린 '아산 플래넘 2026'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 핵 위협의 '질적 변화'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수백 기의 핵무기 보유를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약화하려 한다"며 "핵 능력 확대는 북한에 강압적 억제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 고도화로 인해 "기존의 '핵 사용 시 정권 종말'이라는 억제 전략은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제한적 핵 사용에 대한 맞춤형 대응과 억제 전략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위협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그 해법에 대해서는 △비핵화 기조 유지 △현실적인 상황 관리 △군축으로 협상의 틀 전환 등 다양한 접근법을 제시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비핵화 논의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관된 목표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 분쟁 해결에는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북한에도 비핵화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북한의 핵 능력은 이미 고도화했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으로 북한의 전략적 가치도 높아졌다"며 "비핵화는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한미동맹 강화와 남북관계 개선 사이에도 구조적 딜레마가 존재한다"라고 지적하며 "외교는 선택이 아니라 조율의 문제"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비핵화 접근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아시아전략센터장은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에 가까운 현실적 인식이 존재한다며 "비핵화보다는 군축과 핵 통제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중국·러시아·북한이 참여하는 다자 틀 속에서 핵 군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 측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야부나카 미토지 전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순간 비핵화는 완전히 불가능해진다"며 "미국이 이러한 접근을 취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확장억제를 유지하면서도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긴장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학부 학장은 핵 위협이 동북아 안보 환경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발적 충돌과 핵 사용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