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구매' 수의계약 허용하고 합참 평가 생략…방산 '속도전' 제도화

방위사업법 시행령 등 개정 추진…수출 연계 사업 신속 추진 기반 마련

지난 1일 경남 창원 진해구 진해 군항에서 열린 '2026 이순신방위산업전(YIDEX 2026)'에서 외국인들이 해병대 화생방정찰차를 둘러보며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2026.4.1 ⓒ 뉴스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방산 수출과 연계된 '대응구매' 제도를 실질화하기 위한 법령 정비에 착수했다. 대응구매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긴급 소요 시 합동참모본부의 분석·평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방산 사업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최근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방위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은 최근 대규모 방산 수출과 국가 간 협력 사업 과정에서 대응구매를 연계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대응구매는 수출과 수입이 연계된 조건부 거래로, 상대국과의 약정 이행을 위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요구되는 구조다.

그러나 현행 법령에는 대응구매 추진의 원칙적 근거만 있을 뿐,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 및 방법이 규정돼 있지 않아 제도 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국방부는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응구매를 제한경쟁입찰이나 지명경쟁입찰뿐만 아니라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추진할 수 있도록 근거를 신설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뉴스1 신웅수 기자
긴급소요 땐 합참 분석·평가 생략 가능…'신속성 vs 검증' 논란은 병존

또 방위사업청장이 대응구매를 추진할 경우 방위사업법에 따른 심의·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해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심의 절차도 명문화했다. 이는 수출과 연계된 전략적 사업을 보다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보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위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대응구매 추진이 방추위에서 결정될 경우 합참의장이 관련 소요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대응구매가 상대국과의 약정 이행, 사업 시기 조율 등 속도가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소요결정 단계를 신속히 밟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시행규칙 개정안은 대응구매 등 긴급소요에 대해서는 소요결정 과정에서 합참의 분석·평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신속한 사업 추진이 필요한 경우 기존 절차가 지연 요소로 작용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오는 7월 1일 시행 예정인 '통합소요기획' 제도에 맞춰 관련 절차를 손질한다. 통합소요기획은 기존 '소요제기-선행연구-소요검증'으로 이어지던 절차를 순차적으로 수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를 통합 수행하는 제도다.

개정안은 기존 소요결정 이후 수행하도록 돼 있던 선행연구를 소요결정 단계에 통합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국방정책, 국방과학기술, 방위사업 등 획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게 되면서 소요결정의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방산 수출과 연계된 전략적 사업 추진 기반을 강화하고, 수출 다변화와 무기체계 전력화 속도 제고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응구매 수의계약 허용과 긴급소요 시 분석·평가 생략이 향후 검증 약화나 절차적 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