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숨 버려도 조종사는 구한다"…적진까지 뛰어드는 공군 구조부대

美 F-15 조종사 구출 작전 주목…韓도 '언제 어디든' 전투 탐색 능력
조종사들도 생환훈련 받아…"악조건에도 나를 찾아줄 것이라는 신뢰"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항공구조사들이 '야간 수상수중 전투탐색구조훈련' 중 HH-47 탐색구조헬기에서 강하하고 있다.(공군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내 목숨 버려도 조종사는 구한다'라는 대대 구호를 신념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조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매일 훈련하고 있습니다."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특수탐색구조대대장 김현식 중령은 6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전대의 구조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이란의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펼쳐진 미 공군 F-15E 전투기의 장교 구출 작전은 '조종사 구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36시간에 걸친 작전 끝에 전해진 "우리가 그를 구했다"는 선언은, 국가가 자국 군인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미 해군 네이비실 등 최정예 특수부대원 수백 명은 실종된 장교를 구출하기 위해 이란 깊숙이 잠입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란 당국을 교란하기 위해, 해당 장교를 이미 확보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미군은 구조 작전을 마친 뒤, 이란 내부에 군사기밀이 담긴 수송기가 그대로 남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항공기를 폭파했다.

이처럼 전투 중 고립된 조종사를 구출하는 작전은 단순한 인명 구조를 넘어선다. 조종사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 핵심 전력 자산으로, 한국 공군 기준 F-16 조종사 양성에는 약 122억6000만원, F-15K는 210억800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조종사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전담 부대를 운영하고있다.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예하 특수탐색구조대대(SART)다. 이 부대의 항공구조사들은 사격·공중침투·산악침투·수중침투·응급의료 등 거의 모든 특수작전 능력을 갖춘 최정예 요원으로, 숙련 요원 양성에는 최소 5~7년이 걸린다고 한다.

김현식 대대장은 "조종사 구출 상황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어 전평시 상시 출동 가능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공군작전사령부의 통제 아래 조난지역, 구조대상, 위협수준 등의 조건에 따라 적절한 전력을 구성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항공구조사들이 HH-47 탐색구조헬기에서 강하 준비를 하고 있다.
'혹한·고립·고갈' 속 생존…구조 전력 향한 절대적 신뢰

항공구조사들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장 열악한 환경을 찾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전천후 산악·수중·수상 훈련을 비롯해 낙하산 강하, 로프 구조, 전술 사격, 전투부상자처치(TCCC), 응급처치, 수상 인명구조 등 고강도 특수훈련이 연일 진행된다.

한반도 내 한미 탐색·구조 임무는 과거 미군이 주도해 왔지만, 우리 군의 역량이 인정되면서 2008년 9월 30일부로 한국군이 전면 전환해 수행하고 있다. 2024년 1월 31일 미 7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 비상탈출 상황에서도 우리 공군 항공구조사가 바다에 뛰어들어 전투기 조종사를 구조하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다.

조종사를 포함한 공중근무자들 역시 유사시 구조전력에 의해 귀환하거나 자력으로 원대 복귀할 수 있도록 생환훈련을 받는다. 조난 상황은 발생 지역과 전시 여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해진 절차를 숙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나리오 기반 훈련이 이뤄진다.

F-16 전투기 조종사인 공군 제19전투비행단 김선옥 소령은 "주로 항공기 이탈 시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한 낙하산 강하 훈련(시뮬레이터 포함), 지도 및 나침반을 이용해 독도법과 지상항법을 통해 안전지점으로 이동하는 훈련, 도피 기간 중 의식주 해결을 위한 불 피우기, 은신처 구축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소령은 지난 2월 수료한 공중근무자 생환교육 동계고급과정을 돌아보며 "육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과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유난히 추웠던 시기에 훈련을 시작해 산속에서 은신처를 구축한 뒤 밤을 지새우는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김 소령은 "조난 상황을 가정했기 때문에 은폐를 위해 충분한 화기 사용이 제한되고 음식 섭취도 원활하지 않아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라며 "이러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구조 전력이 도착해 무사히 훈련을 마쳤을 때 모의 훈련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아울러 실전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군이 나를 반드시 찾아 구조해 낼 것이라는 신뢰가 한층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