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삶을 채우는 사회복무요원의 가치와 미래[특별기고]
홍소영 병무청장
"사회복무요원,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동력"
대한민국의 병역 의무는 군복을 입고 전방을 지키는 강한 군인의 모습으로 상징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공공 서비스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와 시민 안전의 최전선에는 묵묵히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또 다른 청년들이 있다. 바로 4만여 명의 사회복무요원이다.
그동안 사회복무요원의 역할은 행정 보조에 머문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빛과 소금처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미담 사례들은 이들이 수행하는 임무가 시민의 생명·안전과 얼마나 직결되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대구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던 두 사회복무요원의 발 빠른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뇌전증 발작으로 쓰러진 시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직무교육에서 익힌 응급처치 요령을 침착하게 실전에 활용했다. 그 덕분에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는 결코 우연히 발생한 선행이 아니다. 체계적인 제도 아래 양성된 사회복무요원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 파수꾼'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는 이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응급 시스템과 복지 현장의 안전망이 큰 공백 없이 유지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회복무요원의 가치는 비단 생명 구조와 같은 극적인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들은 대한민국 곳곳의 복지 현장에서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보듬는 따뜻한 손길이 되기도 한다.
충북 증평군의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은 자신의 재능을 복지 현장에 접목했다. 그는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주문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주문 정보를 시각화해 전달하는 '더드림 키오스크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을 통해 바리스타들의 업무 효율은 물론, 복지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도 한층 높아졌다.
이러한 헌신은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정신과 맞닿아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스스로는 가장 낮은 곳에 임하며 묵묵히 제 길을 간다.
사회복무요원들 역시 우리 사회라는 거대한 유기체가 멈추지 않고 건강하게 순환하도록 만드는 '보이지 않는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병역의무를 이행하며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는 과정은 국가 전체로 보았을 때 성숙한 시민을 길러내는 소중한 사회화 과정이기도 하다.
이는 전년도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강준혁 사회복무요원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은 우리 사회의 5%를 구성하지만, 그들이 95%의 비장애인과 화합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오히려 5%의 장애인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는 그의 경험담은 필자에게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렇듯 다양한 복무 현장에서 사회복무요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은 돌봄이 필요한 국민의 삶을 채우고 공동체의 유대감을 결속하는 광의의 안보이자 국방이다. 이제는 사회복무요원들의 헌신을 국방의 한 축으로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
병무청은 이들의 복무 가치가 더 빛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다. 청년들의 헌신이 대한민국을 더 따뜻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을 기대해 본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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