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스라엘, 30년 전 범정부 안보 공유 협의체 구상…北 무기 수출 대응
[외교문서 공개] 모사드까지 포함해 공조 구상…실제 성사 여부는 불확실
양국 정보 당국 간 별도 협력은 유지
- 노민호 기자, 김예슬 기자, 유민주 기자, 임여익 기자,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김예슬 유민주 임여익 정윤영 기자 =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이 1990년대 중반 북한이 중동으로 무기를 수출하는 정황이 확인되자 이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외교·국방·정보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 구성을 추진했던 사실이 30년 만에 공개된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외교부가 31일 공개한 1995년 생산 외교문서 총 2611권(370여 만 페이지) 중에는 그해 11월 22~23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제3차 '한·이스라엘 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된 양국 간 협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외무부(현 외교부)와 통상부(현 산업통상부), 주이스라엘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스라엘 측에서는 외교부 아주국장을 비롯해 1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회의에서 이스라엘 측은 우리 측에 북한의 대(對) 중동 무기 수출 공동 대처 방안 협의를 위해 외무·국방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공동 협의체'(Joint Committee) 설치를 제의했다.
이에 정부는 외무부 외교정책실을 주축으로 외무부·국방부·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을 대표로 하는 정례 협의체 구축을 위한 검토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측의 '적극성'도 포착돼 눈에 띈다.
반기문 당시 외교정책실장은 그해 12월 7일 아리에 아라지 당시 주한이스라엘 대사의 요청으로 아라지 대사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아라지 대사는 협의체를 '정보교류협력위원회'로 명명하며 다시 설치를 제안했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외무부와 군 정보기관, 모사드(MOSSAD·이스라엘 비밀 정보기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아라지 대사는 "이러한 형식으로 미·이스라엘 간 정보교류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외무부는 당시 "한·이스라엘의 정보교류위 설치는 이스라엘이 보유한 고도의 정보 수집·분석 능력에 비춰 우리에게 매우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제1차 교류위 개최를 청와대 등에 건의하기도 했다.
아울러 관련 사안에 대해 언론에 '보안 유지'를 분명히 할 것을 당부하는 대목도 외교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공망인 '아이언 돔'에 이어 최근에 최첨단 고출력 레이저 방공시스템인 '아이언 빔'까지 선보이는 등 군사 기술력 강국 중 하나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정보력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최근 중동사태에서도 이란의 지도부 암살에 이스라엘의 정보력이 결정적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과 대북 대응을 두고 정례 협의체를 이어왔다면, 양국 모두 상당한 실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해당 협의체가 실제 발족됐는지는 불투명하며, 운영이 됐더라도 현재까지 명맥이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그런 범정부 협의체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으면 지난 30년 중 몇 번이라도 관련 부처 관계자가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텐데 그런 동향을 보고 받은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은 정보기관 간 소통 및 협력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1994년부터 '외교문서 공개 규칙' 따라 생산된 지 30년이 경과한 외교문서를 검토해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32차례에 걸쳐 1948~1994년까지 생산한 문서 4만여 권(570여 만 페이지) 분량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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