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위협으로 인식…유사시 미군 한반도에 집결"
이란 공습 보면서 미군 기동성·전력 위협 실감할 듯…'오판' 가능성 낮아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북한이 미군이 특정 지역의 주둔군을 정세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전략적 유연성' 전략을 '한국의 안보 공백 상황'으로 인식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에 대한 안보 위협 요인으로 느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30일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한반도안보연구실장이 작성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북한의 관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05년 5월 21일을 시작으로 수십 건에 달하는 보도문에서 이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언급하며 이를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때는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냉전 체제 종식 및 9·11 테러 대응 전략을 새로 짜면서 처음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을 때다.
북한은 2006년에 전략적 유연성을 가장 많이 언급했으며, 2011년 이후로는 간헐적으로 언급하다 2017년에 중단했지만 2025년부터 다시 3차례가량 공식 석상에서 이를 거론한 것이 확인됐다. 비록 20년에 걸쳐 발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관점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게 전 실장의 분석이다.
2005~2006년 북한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전력의 반출보단 반입으로 이해하며, 한반도 유사시에 타지역의 미군이 한국에 투입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전략적 유연성을 직접적 위협의 강화로 이해했다고 전 실장은 분석했다. 특히 미 2사단의 개편은 미국이 한국을 '아시아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1~2017년의 언급 역시 주한미군의 병력 및 증강에 대한 우려에 집중됐으며, 주한미군 철수 주장도 유지됐다. 북한은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인접한 항구 및 비행장을 통한 미군의 첨단 장비 반입에 적합하다고 주장했으며, 미 해병대의 아태지역 분산배치나 미 2사단을 모체로 한 한미연합사단 편성도 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반면, 2025년 이후 언급된 3번의 사례에선 주한미군의 특정 무기체계 반입 및 재편보단 미국의 목적을 설명·비난하는 데 집중했다.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 기조에 따라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도 위협의 대상임을 강조하면서다.
특히 지난해 6월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담화에선 전략적 유연성이 과거보다 공세적으로 전환됐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이 한국을 제1의 전초기지로 삼아 아시아 지역에서의 패권 지위를 회복하려고 한다는 관점을 유지했다.
전 실장은 이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가 한반도 안보 공백을 야기해 대북 억제 약화라는 북한의 '오판'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과거 행보를 분석한 결과로는 북한은 전략적 유연성을 안보 공백으로 확신하기 어려워하며, 오히려 한반도 외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군의 전력이 한반도에 집결할 가능성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전 실장의 설명이다.
전 실장은 "예컨대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 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나 패트리엇 등 주한미군의 방공자산이 중동으로 이동한 상황을 북한이 한국에 대한 공격 기회로 여길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라며 "반대로 주한미군의 무기들이 실전에 활용되는 모습을 보고 위협을 더 크게 느끼거나 미군의 기동성을 실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 실장은 이어 "물론 우리의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해야 하므로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시나리오에서 제외하거나 위협 평가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라면서도 "한국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전략의 혜택을 보려면 더욱 열린 자세로 이를 대하고, 어느 수준까지 유연성을 허용할지에 대한 절차와 기준을 맞춰가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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