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북한' 빼고 '평화·보훈'에 방점
기념사서 '평화' 8차례 언급…尹 '호국·도발', 文 '애국'과 대비
"영웅들의 헌신, 대한민국 번영으로"…과거보단 미래에 무게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평화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 북한의 공격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바친 서해수호 영웅 55명과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는 날이다. 정부는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기념일로 정해 공식 추모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엄수된 기념식은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고(故) 한주호 준위 묘소 참배 후 진행됐다. 현장엔 이 대통령 내외 외에도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각 군 참모총장들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의 올해 기념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평화'로, 총 8차례 등장했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 기조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애국', 윤석열 정부는 '호국'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재명 정부는 평화에 힘을 실은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러한 기조는 '우리의 바다 서해, 평화와 번영으로'라는 올해 기념식 슬로건에도 잘 드러난다.
과거 윤 전 대통령 시절 치러진 서해수호의 날 슬로건은 '헌신으로 지켜낸 자유 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 '영웅들이 지켜낸 서해바다 영원히 지켜나갈 대한민국', '서해를 지켜낸 영웅들, 영원히 기억될 이름들' 등 호국 관련 단어가 강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단호한 대응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때도 '그날처럼, 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나 '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나니', '서해의 별이 돼, 영원한 이름으로' 등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 주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북한의 도발보단 이들이 마지막까지 군인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점에 강조하며 감사를 표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영웅'을 7번, '보훈'과 '보상'을 합쳐 4번 언급하며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라는 국가보훈의 대원칙을 한 번 더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묵묵한 노력과 이름 없는 희생이 한데 모여 우리의 바다는 분단의 상흔을 극복하고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기회와 희망의 통로'로 거듭났다"라며 "영웅들이 피땀으로 지켜낸 넓은 바다 위에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이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의 밑바탕엔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이 자리 잡고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라며 "숭고한 헌신을 감내한 이들을 충분히 예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누가 국가를 위해 앞장서 나가겠는가"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참전유공자 배우자 생계지원금, 보훈 위탁 의료기관 2000곳 확대, 제대 군인 호봉 및 임금 산정 시 근무 기간에 의무복무 기간 포함 등 현재 추진 중인 관련 정책들을 언급하며 예우 및 지원을 이어갈 것을 언급했다.
북한의 도발이나 공격 등으로 인한 우리 군의 대응이나 대치 상황에 대해선 '포화와 혼돈', '생사의 갈림길', '그날의 상처와 기억' 등의 표현으로 간접적으로만 암시됐다. 서해수호의 날과 관련된 세 사건을 두고 북한의 도발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철통같은 대비 태세와 즉각적 대응을 강조했던 직전 정부와는 결이 다른 화법이다.
특히 이번 기념사엔 서해를 남북이 북방한계선(NLL)을 두고 국경선 다툼을 벌이거나 무력 대응을 하는 '도발과 응징의 공간'이 아닌, 삶의 터전이자 국가 산업 및 경제 발전의 통로가 되는 '국민의 바다'라는 점을 강조한 점이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은 "서해는 한치도 방심도 허락할 수 없던 '조국의 최전선'이고 생사가 달린 소중한 터전이었으며, 공동체가 함께 지켜낸 국민의 바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자랑스러운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이 거친 파도를 헤치며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고 있고, 해양 경찰들은 불법 조업 세력으로부터 국민의 삶과 나라 경제를 지켜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민생"이라며 "굳건한 평화야말로 가장 값진 호국 보훈이며,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인 평화야말로 어렵지만 가장 확실한 안보"라고 덧붙였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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