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위 '정치적 중립 위반' 해촉 규정 신설…실효성 한계 지적도
통일부·국방부 장관 등 현역 국무위원 및 정치인이 위원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가보훈위원회 위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할 경우 해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신설이 추진된다. 다만 위원회 구성상 상당수가 국무위원으로 이뤄져 있어 제도 신설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보훈부는 '국가보훈위원회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오는 5월 4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국가보훈위 위원 해촉 사유에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명시한 게 핵심이다. 현재는 심신장애, 비위, 직무 태만 등만 규정돼 있다.
보훈부는 "위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활동이 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보훈위의 보훈문화정책, 보상·복지정책, 제대군인정책 등 분야별 분과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참여 근거도 신설했다. 민간의 의견을 정책 심의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국가보훈위는 '국가보훈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범정부 협의체로, 보훈 정책의 주요 사항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보훈 관련 정책을 조율하고, 주요 심의 결과는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보훈위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구체적으로는 △재정경제부 장관 △교육부 장관 △외교부 장관 △통일부 장관 △법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산업통상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성평등가족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포함된다.
특히 현재 일부 부처 장관은 현직 국회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통일부의 정동영 장관, 국방부의 안규백 장관, 법무부의 정성호 장관, 행정안전부의 윤호중 장관, 국토교통부의 김윤덕 장관 등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인 박홍근 의원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이처럼 정치권 인사 비중이 높은 구조 속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 기준이 실제로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 국무위원은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정치적 성향이 현 정부 또는 여당과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의 구체적 판단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해촉 사유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개정안의 한계로 지적된다.
정부 측은 보훈 정책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무위원들이 정치인이나 정부 인사인 점은 맞지만 보훈 정책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편향을 배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실제 위원회 운영 과정에서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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