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별 통과' 카드에도…韓, 대사관 유지 속 협상엔 선 긋기
美·이란 긴장 속 호르무즈 국가별 통과 조짐…中·印 물밑 접촉
韓, 제재·동맹 고려해 직접 협상 자제…교민 보호·에너지 대응에 방점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란이 일부 국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협의를 통해 허용할 수 있다는 '선별 통과'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한국 정부는 직접 협상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해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확보 방안을 점검하면서도, 이란과의 '선별 통과' 협상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중동 정세는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와 이스라엘 변수까지 겹치며 급격히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각국은 자국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이란은 최근 "적 이외 선박의 통과는 가능하며 해당국과 협의해 통항 안전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라며 일본 선박에 대해 협의를 통한 통과 허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중국·인도 등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도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협을 둘러싼 질서가 다자 규범이 아닌 양자 협상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한국은 비교적 절제된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상황을 관리 중이지만, 우리 선박의 통과를 위한 직접 협상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틀과 한미 동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적 제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은 서방 동맹국 가운데서도 이란 주재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외교적 접점은 계속 확보하고 있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교민 보호와 정보 수집, 비상 소통 채널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특정 국가만을 위한 예외적 통과 협상이 국제 제재 공조를 흔들 수 있고, 오히려 한국 선박이 정치적 협상 대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당장은 청해부대 활동과 선박 우회 항로 검토, 에너지 수급 다변화 등 간접 대응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향후 변수는 이란의 실제 통제 수준과 선별 통과 정책의 확대 여부다. 이란이 국가별로 통과 조건을 차등 적용하는 기조를 본격화할 경우, 한국 역시 실익과 외교적 부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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