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방사'처' 승격 기다려…캐나다 잠수함 수주시 방산 4대 강국"

"9등이 4등 하려면 학원이든 과외든 보내야"…'조직 위상 강화' 필요성 부각
다목적무인차량 사업 관련 "지연 행위 페널티 고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방위사업청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김예원 김기성 기자 =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방사청의 '처 승격'이 방산 4대 강국 진입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건의를 드리는 것까지는 제 몫이고, 시켜주실지 말지는 건의를 받으시는 분(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이기 때문에 저는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아직까지 '포기하라, 안 된다'라는 말도 듣지 않았고, '내일모레 해라'라는 얘기도 못 들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방사청의 처 승격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나 '기류'가 잡히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청장은 지난해 12월 1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방·방산 분야 업무보고에서 방사청을 현행 '청'에서 '처'로 승격하고, 명칭을 '국가방위자원산업처'로 변경해 총리실 소속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올해 1월 2일 신년사에서도 "개청 20주년을 맞아 국가방위자원산업처 승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처 승격 필요성을 설명하며 "서울대를 4명쯤 보내는 학교에서 한 9등쯤 하고 있다고 치자"라며 "9등 더러 갑자기 내년에 서울대를 들어가라고 주문한다면, 그렇게 주문하시는 부모님께도 하다못해 학원을 보내든 과외를 시키든 둘 중 하나는 하셔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국의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이 세계 9위인 상황에서 '방산 4대 강국' 목표 달성을 위해선 조직 위상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방사청이 처로 승격될 경우 기존의 전력 획득 중심에서 수출과 산업 협력, 산업생태계 활성화 등의 기능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청장은 "한 번 건의한 것을 보챈다고 더 잘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결국은 어느 시점에선가 하라든지 말라든지 판단이 있으시리라고 보고 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방산 수출 여건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처음 청이 출범할 당시에는 방산 수출 실적이 2억 5000만 달러였는데 작년에는 150억 달러 수준까지 늘었다"라며 "이제는 방산이 국정 과제로 격상됐고 세계 4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방위사업청 제공)

이 청장은 특히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4대 강국 도약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캐나다는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며, 사업 규모는 약 600억 캐나다달러(약 60조 원)에 달한다. 수주 경쟁은 한국과 독일의 2파전 구도다.

그는 "현재도 여전히 안개 속이지만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면 내년에 '4강 진입' 선언을 해도 충분한 상황이 될 것 같다"라며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성공한다면 기본적인 환경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캐나다에 잠수함을 수출하기 위해 성능 입증과 외교적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이 청장은 "우리 잠수함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캐나다와의 연합훈련을 목표로 장거리 항해에 나서는 출항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수주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잠수함 사업에 자사 투자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저희에게 유리한 추세"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캐나다 측은 운영 유지 능력과 기술 이전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며 "이는 한국이 유력 후보로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다만 "독일도 같은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라고 경계했다.

이 청장은 다목적무인차량 사업 지연 문제와 관련해서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목적무인차량 사업과 관련한 육군의 실물 구매시험평가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2월 진행됐으나, 일부 참여업체가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해 1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 상황이다.

이 청장은 "현행 구조에서는 특정 업체가 성능 평가에 참여하지 않거나 입찰을 지연할 경우 유효한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사업이 반복되는 구조"라며 "지연을 목적으로 한 행위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페널티를 줄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