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막힌 '국방백서' 4년 만에 나온다…"북한=적" 표현 바뀔까

국방부, 백서 디자인 용역 발주…李 정부 첫 백서 발간 시동
정권 교체마다 바뀐 '적' 규정…남북 긴장 완화 기조 속 변화 전망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국방부 깃발. 2021.6.4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국방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중단했던 국방백서 발간을 4년 만에 재개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백서 발간으로, 남북 긴장 완화 기조 속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규정한 '북한은 적(敵)'이라는 표현이 바뀔지 주목된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최근 '2026 국방백서 디자인 기획'을 용역 발주했다. 국방부는 오는 4월 초 사업자를 정한 후 이르면 12월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국방백서는 대한민국 국방 정책 목표와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을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67년 처음 발간된 국방백서는 1988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발간됐고, 2004년부터 2년 주기로 발간됐다.

백서는 정책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정책 이행 평가, 당해년 상황 평가까지 담아 12월이나 이듬해 초에 주로 발간됐다.

당초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국방백서는 2024년 말, 지난해 초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12·3 비상계엄의 여파로 무산됐다.

국방부는 '2025 국방백서'를 발간할지 2년 주기에 맞춰 '2026 국방백서'를 발간할지를 두고 고민한 끝에 정부 교체에 따른 국방정책 및 대북 기조 변화 등을 감안해 올해 말에 국방백서를 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국방백서는 정권 교체 이후 처음 발간하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적' 규정을 비롯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9·19 군사합의 복원, '동맹 현대화·전략적 유연성'을 담은 미국의 새 국방전략(NDS 2026)에 대한 분석 및 평가 등이 담길 전망이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변한 중동 상황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및 전략 등도 함께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우리 군 당국과 협력해서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통일부 등 유관부처, 미국 측과 협의해 비무장지대(MDZ)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군사합의 일부 복원을 검토 중이다.

백서에 담긴 '적' 규정은 진보·보수 정권 교체기마다 변화했다. 일각에선 9·19 군사합의 복원 입장을 밝힌 이재명 정부의 첫 백서에는 앞서 윤석열 정부가 내린 '북한=적'이라는 규정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처음이자 마지막 백서인 '2022 국방백서'는 △북한의 대남전략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전력 고도화 △군사적 위협·도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방백서 발간 이후 6년 만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이에 앞선 문재인 정부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적 개념을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협, 초국가적·비군사적 안보 위협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기술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다. 우리 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 함께 강조됐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