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파병하나? 2020년엔 '국회 동의' 없이도…이번엔 다르다?

해외 파병, 원칙적으로 '국회 동의' 받아야…빠르면 1개월 만에도 가능
현 상황, 교전 휘말릴 가능성 ↑

작전 구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 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미국이 한국에 공식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파병을 요청하게 된다면 국회 동의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16일 전망된다.

정부의 파병안 확정부터 국회 통과에 이르기까지 빠르면 한 달 만에 진행된 전례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국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될 경우 파병군의 역할과 그 규모에 대한 합의가 신속히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파병, 원칙적으로 국회 동의 받아야…빠르면 1개월 만에도 가능

우리 군의 해외 파병은 헌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등에 근거해 이뤄지며, 국회 동의를 받는 게 원칙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2조는 한 국가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전이 외부의 무력 공격에 의해 위협을 받는다고 인정될 경우 상호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헌법 제5조 1항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제60조 2항에 따르면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이에 근거해 한국군이 해외에서 군사 활동을 수행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다국적군에 소속돼 타국과 연합 작전을 수행하거나, 기존에 주둔 중인 해외 파병 부대의 작전 반경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전자의 대표적 사례로는 현재 해외에 주둔 중인 △청해부대(소말리아) △동명부대(레바논) △아크부대(UAE) △한빛부대(남수단)를 들 수 있다. 이들 부대의 파병은 국회 동의에 근거해 이뤄졌으며, 매년 파병 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고 있다.

국제 분쟁에 따른 일시적 파병으로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전쟁 당시 동의·다산부대,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서희·제마부대(1차)와 자이툰부대(2차) 파병이 전자의 사례에 해당한다.

이들 부대의 파병은 미국의 요청과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다국적군 파견 승인에 따라 이뤄지며, 정부가 확정한 파병안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아프간전의 경우 부대 파견 계획이 NSC 심의를 거쳐 국회 동의를 받기까지 2개월, 이라크전 1차 파병의 경우 약 1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다만 무장병이 포함된 대규모 파견이었던 이라크전 2차 파병의 경우 찬반 여론이 격화되면서 NSC 결정부터 국회 본회의 가결까지 4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국회 본회의장. ⓒ 뉴스1 유승관 기자
2020년엔 국회 동의 없이도 파병했지만…현 상황, 교전 휘말릴 가능성 ↑

후자의 경우 2020년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한 사례가 꼽힌다.

2019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국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을 피습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동참을 한국 등에 요구했다.

당시 정부는 이란과의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아덴만 인근에서 호르무즈 해협, 아라비아만까지 약 3.5배 확대해 독자 작전을 수행했다.

작전 범위를 넓혔으니 청해부대가 국회 동의를 재차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우리 정부는 국회에서 통과됐던 청해부대 활동 연장안에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을 포함한다'라는 단서 조항이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로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았다.

만약 미국의 요청으로 또다시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파병이 검토될 경우 2020년의 선례를 참고한 우리 군의 독자적 작전 수행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 상황에서 섣불리 군사적 개입을 추진하면 우리 군이 선박 보호 및 국민 안전이라는 업무 범위를 넘어선 '교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전함 파견 등을 거론한 국가들이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좀 더 신중히 상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에 대해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이라며 "중동 정세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각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