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301조 조사에 "이익 균형 존중…불리한 대우 없어야"(종합)

한미 외교차관보 면담…"팩트시트에 담긴 안보 협의 진전 위해 노력"
조속한 결실 위한 美 관심·협조 당부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이클 디솜브레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2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는 12일 방한 중인 마이클 디솜브레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오찬을 겸한 면담을 갖고 한미 정상 간 합의 사항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 이행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차관보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동향 등 투자 합의 이행 관련 진전을 설명하면서 팩트시트에 따른 안보 분야 합의 사항도 조속히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디솜브레 차관보의 적극적 관여와 역할을 당부했다.

디솜브레 차관보도 이에 공감하며 "안보 분야 협의의 진전을 위해 노력을 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조인트 팩트시트 중 안보 분야에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또는 조정'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 차관보는 아울러 한미 각 급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다양한 현안 관련 원활한 협의를 위해 외교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또한 두 차관보는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으며, 정 차관보는 중동 지역 내 우리 국민의 안전 관련 미국 측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박종한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도 디솜브레 차관보와의 면담에서 무역법 301조 제조업 분야 과잉 생산 조사 대상에 한국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조사가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조정관은 또한 이날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등 대미 전략 투자와 관련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한미 간 팩트시트 이행을 통해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경제 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01조 조사와 관련해 한미 간 이미 합의된 이익 균형 문제가 존중돼야 하고, 한국이 여타국에 비해 더 불리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각별히 당부했다"며 "미 측도 이에 대해 이해를 표했으며 앞으로 진행 상황을 잘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관세 장벽 문제나 전기차, 보조금 문제 등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301조 조사 내용과 관련해서는 "미 측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발표 수준에서 문제를 아주 일반적인 차원에서 언급했고, 301조 조사 진행 방향이나 과정이 양국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자는 수준의 이야기를 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주로 산업부가 중심이 돼서 대처를 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공청회 등 301조 조사 관련 우리 측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의견 수렴 기간과 공청회 등을 통해 산업부 등 유관 부처가 긴밀히 협의하면서 기존에 합의된 관세 합의 틀이 유지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되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고, 문제가 확인될 경우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조사 권한은 USTR이 갖고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 멕시코, 베트남 등 총 16개 국가 및 경제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USTR은 이들 국가의 제조업 부문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과잉 생산'과 정부 보조금 등 정책이 미국 상업에 부담을 주거나 불공정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USTR은 당장 오는 17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이해관계자 의견을 접수하고, 5월 5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복 관세 부과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 근거였던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활용에 제동을 건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한 통상 압박 수단으로도 해석된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