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서 해상으로 초점 옮기는 '장대한 분노'…호르무즈 봉쇄 영향?
美, 이란 '솔레이마니급' 함정 격침 등 선박 20척 공격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포하자…美, 드론·기뢰 위협 선제적 제거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미사일 요격 체계를 활용한 방공망 침투에서 해양으로 전선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 폭등 등 우려가 제기되자,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해상 전력을 선제적으로 타격해 봉쇄 효과를 떨어뜨려 구역에서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6일 분석된다.
미군의 중동 작전을 진두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5일 기준 지금까지 이란 선박 20척 이상을 공격하거나 침몰시켰다고 밝혔다. 격침 명단엔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운용하는 주력 수상함인 '이란의 자존심' 샤히드 솔레이마니급 초계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솔레이마니급 함정을 미국 측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한 건 해당 함정이 이란 해상 전력의 핵심 중 하나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급 함정의 이름은 IRGC 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의 전 사령관 고(故) 가셈 솔레이마니에서 따왔다. 그는 지난 2020년 미군의 암살 작전으로 사망했다.
솔레이마니급 함정은 강철이 아닌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가볍고 스텔스 기능에 특화돼 있으며, 두 개의 작은 선체를 하나에 갑판 양쪽에 붙인 쌍동선 형태를 띠고 있다. 이란 함정 최초로 수직발사대(VLS)를 탑재하고, 레이더 감시 체계 등에서 개량을 이뤄 페르시아만 등 인근 해역 분쟁 시 이란이 전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전력으로 인식돼 왔다.
미 중부사령부 측에서 언급한 솔레이니급 초계함은 올해 2월 지대공 미사일 '사야드-3'의 해상용인 샤아드-3G의 첫 공개 발사 임무를 수행한 '샤히드 사야드 시라지'함으로 추측된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소나로 표적을 추격한 뒤 표적 아래로 파고드는 'MK-48' 어뢰를 활용했으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을 활용해 레이더 등을 교란한 뒤 정밀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이 이란의 해상 전력을 침몰시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은 지난 1일 자마란급 함정을 오만 해역에서 타격해 침몰시켰으며, 세계 최초의 드론 항공모함인 샤히드 바게리함 역시 미군 공격에 격침됐다.
또 미군은 스리랑카 근방 해역에서 이란 호위함인 '이리스 데나'를 겨냥해 어뢰를 발사했는데, 미 해군 잠수함이 실전에서 어뢰를 사용한 건 제2차 세계대전 후 80여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 직후만 해도 이란의 지하 핵시설 등 주요 거점을 타격하고 방공망 무력화에 치중하던 미국이 해양전에도 상당한 역량을 투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 해군 전력을 직접 타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매설 및 드론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이란의 해상 전력을 선제적으로 제거해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침몰시킨 샤히드 사야드 시라지함의 경우 사거리가 최대 2000㎞에 달하는 '아부 마흐디' 순항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인도양에 있는 미 해군 함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드론 항공모함인 샤히드 바게리함은 해상에서 드론을 활용해 '벌 떼 공격'을 가할 수 있어 위협 요인이 된다. 이 함정은 스키점프대와 유사한 180미터가량의 활주로를 갖추고 소형 자폭 드론 및 군용 헬기 등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난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라고 경고한 것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했던 유조선 10척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해협 봉쇄를 선포한 상황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기뢰 매설 및 드론 공격 등을 통해 이 해협에 진입하려는 함정을 공격하는 등 통제력을 높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란은 1980년대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 때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기뢰를 매설한 전력이 있다.
다니엘 바이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함선의 파괴와 미사일의 가동 불능 상태로 이란의 해군 전력은 더욱 약화한 상황"이라면서도 "이란은 여전히 주요 함선을 공격할 수 있는 대규모 드론 전력과 기뢰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바이먼 선임연구원은 이어 "이란의 드론은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좁은 수로에서 저고도로 비행하는 크루즈 미사일과 같은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라며 "미 해군은 수십 년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왔지만 실전에서 완벽한 방어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란이 본격적인 봉쇄를 선택한다면 실질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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