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습에 중동사태 악화일로…4월 미중 정상회담도 차질?
베네수 이어 이란까지 때린 트럼프…中은 '불편한 시선'
중국, 중동 사태 지렛대 삼아 대만·관세 문제에서 美 압박 가능성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미국이 중국의 핵심 우방국인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시도한 데 이어 이란과의 전면전까지 상정하면서, 이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중국과의 정상회담 일정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4일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작지만, 두 정상이 중동 사태를 두고 불편한 기류를 형성하거나, 각종 주요 현안에서의 이견을 재확인한 채 성과 없는 만남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두 정상이 만나는 건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양자회담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또한 현직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국을 찾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초임 때인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미국의 대중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 대만 문제 등의 여러 현안이 광범위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만남은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린 후 진행되는 양국 간 첫 고위급 대면이라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관세 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이길 수도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의 주요 우방국인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데 이어 이번엔 최대 원유 공급국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사살한 뒤 전면전을 선포하자, 국제 현안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비판하는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일단 아직까지는 양측이 예정대로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준비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중국과 미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중동 정세를 당장 두 나라의 현안으로 부각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한 비난 메시지를 내면서도 군사적 대응에 대한 언급은 없이 나름대로 반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일 이란, 프랑스, 오만 외무장관과 잇달아 통화한 뒤 "미국과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군사 작전 중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시사하기보다는 기존의 원칙적 입장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며, 외교적 차원에서 가장 높은 비난 수위인 '규탄'이라는 단어도 아예 담기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 정상회담에서 얻을 것이 있는 만큼 일정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원치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히려 중국이 이란 사태를 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이를 빌미 삼아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압박하거나, 경제·통상 사안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고자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미국과 이란의 물리적 대치가 최소 이달 말까지 이어지며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미중 회담에서는 중동 사태보다 대만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희토류 통제를 유예해 주고 대두나 에너지 수입 등을 좀 늘려주며 시장을 개방했다는 명분을 미국에 주면서 대만 문제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반면, 미국은 대만 입장에 대한 불변 원칙을 고수하며 양측 간 논의가 공회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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