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의 나비 효과…핵잠 협상 밀리고, 주한미군 '파견'에 촉각
핵잠·원자력 협의 일정 '안갯속'…美 사정으로 3월 협상 일정도 또 변경
주한미군 전력 이란 파견 여부도 '예의 주시'…靑 "항상 협의" 강조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 및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 축출 작전이 앞으로 한 달 가까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동 정세의 혼란이 한국의 외교·안보 사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3일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보도된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장대한 분노'(Epic Fury)로 명명된 이번 이란 공격 작전이 앞으로 4~5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큰 파도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다"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열어 뒀다. 하메네이 지도부의 완전 제거와 이란에 대한 물리적 점령이 목표인 지상군이 투입된다면 상황의 장기화는 불 보듯 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군의 공급에 대한 이란의 반격이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주변국의 미군기지로 단행됐고 미국의 작전이 앞으로 한 달가량 이어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이 나오면서 상황은 이미 '중동 전쟁'으로 확산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이스라엘도 맞불 공습에 나선 상황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며, 중동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과 동맹국을 보호하려는 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영국은 미국에 자국의 군사기지 사용을 승인하며 '간접적 관여'를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의 이란 공습이 총력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동안 외교적 역량을 다른 사안에 충분히 투입하지 못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맞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對)이란 작전을 개시했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번 작전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과 원자력 협정 개정을 위한 한미 간 협의도 직접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핵잠 등 한미 간 안보 분야 합의의 후속 협의를 위한 미국 측 협상단의 방한 일정이 또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 협상단의 방한은 당초 1월로 추진됐다가 대미 투자의 청사진을 확실하게 할 것을 촉구하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2월 말~3월 초로 미뤄진 바 있다. 이 일정은 최근 다시 3월 중순으로 연기됐는데, 미국의 이란 공습 후 사실상 방한 일정이 '백지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미국 측의 태도가 미온적이자 우리 측 협상단이 먼저 미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며 협상의 빠른 개시를 추동해 왔지만, 현재 미국의 상황이 현재 한미 간 안보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할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3월 중 첫 협상이 개시될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정부 소식통은 "미 에너지부와 국무부는 이란 핵 문제도 다루고 있다"며 "미국 측 상황으로 (협상단 방한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고려해 11월 미국의 상·하원 선거(중간선거)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이행 동력이 떨어지기 전 전 핵잠 도입 및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또는 조정에 성과를 낸다는 입장이었는데, 현재의 기류로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주한미군의 전력 일부가 중동에 파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동맹의 현대화 기조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를 추진해 왔다. 이는 대북 방어에만 집중해 왔던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와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했던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 작전 직전에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 8개 중 3개를 중동에 순환배치한 바 있다. 이 포대는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복귀했지만, 이란 등 중동 전황에 따라 미국 측이 패트리엇 부대의 재파견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날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차관과 통화해 중동의 상황에 대해 공유받았는데, 이 통화에서 관련 내용이 오갔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간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주한미군의 임무는 우리 군과 굳건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해서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며 원칙적으로도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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