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전투서 숨진 故 유제용 일병…75년 만에 가족 품으로 귀환

지난해 4월 홍천서 유해 발굴…270번째 신원 확인
형 유제경 일병 유해는 아직 수습 못 해

27일 서울특별시 노원구에 위치한 고 유제용 일병의 남동생 유제만 씨 자택에서 열린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서 김성환 국유단장 직무대리(오른쪽)와 유제만 씨(왼쪽)가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국유단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다 19세의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 고(故) 유제용 일병이 75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해 4월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남면 유치리 금물산 일대에서 발굴한 국군 유해의 신원을 유 일병으로 확인하고, 10일 고인의 동생 유제만 씨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신원 확인은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후 270번째 사례다.

1931년 4월 강원도 춘천시에서 5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유 일병은 1·4 후퇴 직후인 1951년 1월 19일 입대해 별도 훈련 과정 없이 즉시 8사단에 배치됐다.

유 일병은 이후 전선에 투입된 지 약 한 달 만에 횡성 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횡성 전투 당시 중공군의 공세로 8사단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고인이 속했던 10연대는 연대장 권태순 대령을 비롯한 지휘부 대부분이 전사하거나 실종될 만큼 처절한 사투를 치렀다.

유 일병의 친형인 집안의 장남 유제경 일병 또한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동생과 같은 8사단 소속으로 전장을 누비다 1950년 12월 23세의 나이로 동생보다 먼저 산화했고, 현재까지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상태다.

유 일병의 동생 유제만 씨는 "오랜 세월이 흘러 뼈가 다 삭아 없어졌을 것이라 생각했고, 형님의 유해를 찾는 일은 사실상 희박하다고만 여겼다"라며 "기적처럼 형님을 다시 찾게 돼 정말 기쁘고, 나라가 끝까지 잊지 않고 찾아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성환 국유단장 직무대리는 "오늘 유제용 일병의 귀환이 유가족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며 "미수습된 형 유제경 일병의 유해 또한 반드시 발굴해 형제가 함께 가족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가적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