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애 없었고 '정세 급변' 없었다…김정은식 '마이 웨이' 총집중한 北

美엔 "핵보유국 인정" 요구, 韓엔 "기만적 유화책"…변화 없는 대외 정책
후계 구도 강화 및 주애 '공식 직함' 부여 없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9차 노동당 대회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의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향후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 주애가 '당 직함'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갔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후계 구도를 부각하기보다는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를 다지면서 김 총비서 고유의 정책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를 향한 메시지도 선명하게 나왔지만, 현재의 정세 흐름을 바꾸는 결정이 아니라 그간 한미를 향해 적대적이었던 기조를 더 강화하는 내용의 결정이 나온 것으로 27일 분석된다.

주애, 대회 내내 잠행하다 열병식에만 참석…'유력한 후계자' 입지는 여전

최근 국가정보원은 김 총비서의 딸 주애가 일부 시책에도 의견을 내고 있다면서, 공식적으로 '후계자 내정'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의 후계 구도에 대해 일정한 판단을 내린 것은 처음이었다.

그 때문에 주애가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직함 중 하나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큰 대회에서 주애에 대한 주목도와 권위를 높여 4대 세습 구도를 사실상 확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었다. 불과 13~14세의 주애가 북한의 미사일 관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주애는 지난 19일 당 대회 개막식부터 25일 폐막식까지 당 대회장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이 대대적으로 공개한 당 대회 결과에서도 주애가 특정한 직함을 받은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주애는 당 대회가 폐막한 뒤 열린 군 열병식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도 주애는 전면에 나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김 총비서 곁에 선 모습으로 북한 매체에 주로 부각됐다. 다만 주애는 아버지와 똑같은 가죽 코트를 입고, 간혹 아버지보다 가운데에 선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현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계자가 누구인지 과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25일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딸 주애와 나란히 선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지금이 우리에게 유리한 정세"…美에도 박했고, 韓에는 가혹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한미를 향해 대대적인 강경 메시지를 냈다.

미국을 향해서는 핵보유국 지위를 존중할 경우 대화가 가능하다는 조건부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동시에 핵 포기는 없다고 못 박으며 협상의 '출발선'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특히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위법사태'로 곤혹을 치르고 있고, 이란 및 우크라이나 문제 등 외교 문제 해결이 수월하지 않아 각종 역량을 총동원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협상의 문턱이 높아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에 대해서도 김 총비서는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적대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에 대해서도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실행되는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리의 안전환경을 다치게 하면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한국의 완전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고강도 위협마저 가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 북한이 '국가핵무력' 강화 방침을 밝힌 것을 감안하면 곧바로 한국을 향한 고강도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런 맥락에서 전반적으로 메시지 자체는 선명했지만,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분간 북한이 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줄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작다는 뜻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5년 전 8차 당 대회 때는 경제·국방 5개년 계획 등 분석할 지점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북한이 새롭게 내세운 카드가 별로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기조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각종 결정이 나왔다"며 "새로운 전환이라기보다 기존 노선을 구조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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