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잠수함' 기술력 어디까지 왔나…'은밀한 위협'으로 경쟁력 확보

韓 해군, 장보고급부터 도산안창호급까지…20척 안팎 운용
30여년 만에 독자 설계·건조…'장영실함' 국산화 80% 목표

22일 오후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린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 장영실함 진수식. ⓒ 뉴스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CPSP)을 놓고 한국과 독일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는 가운데, 수주 시 북극해에 실전 배치될 'K-잠수함'의 성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0년대 초 독일산 잠수함을 도입해 운용하던 한국은 30여 년 만에 무장 능력과 승조원 편의성을 끌어올린 3000톤급 중형 잠수함을 자체 건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이 캐나다에 제안한 장영실급 잠수함은 직전 모델인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 대비 수중 작전 및 탐지 능력 부문에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정부와 방산업계는 기술 경쟁력 및 안정적 납기 준수 등을 앞세워 캐나다를 포함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한국 해군, 장보고급부터 도산안창호급까지 20척 안팎 운용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기준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잠수함은 총 20척으로 전해진다. 도입 시기 및 무장 운용 능력 등에 따라 △장보고급(8척) △손원일급(9척) △도산 안창호급(3척) △장영실급(예정)으로 나뉜다. 잠수함의 한글 이름은 역사적 사실, 군 연계성 등을 고려해 국민적 존경을 받는 인물 중에서 선정되며, 해군본부의 함명제정위원회 및 해군참모총장의 승인을 거친다. 급별후속함들은 1번함인 선도함 이름으로 묶여 'OOO'급으로 통칭된다.

잠수함을 부를 땐 한글 명칭 외에도 영문과 로마자로 표기되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가장 최근 해군에 인도된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 3번 함인 신채호함의 경우 '장보고(KSS)-Ⅲ Batch-Ⅰ'라고도 불리는 식이다.

KSS는 우리 정부가 한국 자체 역량으로 잠수함 건조·설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한국형 잠수함' (KSS) 프로젝트의 약자다. 아직 해군 인도 전인 장영실함을 제외하면 우리 군의 잠수함은 모두 디젤 엔진 및 납축전지(배터리)를 활용한 일반 잠수함인데, 미 해군 함정 분류기호에선 이를 'SS'(Ship Submersible)라고 불러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뒤에 붙는 배치(Bach)는 동급 잠수함 내에서 성능 개량 수준을 구분하는 용어다. '장보고-Ⅲ Batch-Ⅲ'는 KSS 3차 사업으로 만들어진 잠수함 중 1차 성능개량이 이뤄진 결과물을 가리키는 셈이다.

'K잠수함' 참고 그래픽.ⓒ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K-잠수함', 30여년 만에 독자 설계·건조 가능해져…'장영실함' 국산화 80% 목표

한국 잠수함은 독일제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시작으로 30여년간 기술 이전, 성능 개량 등을 통해 오늘날 'K-잠수함'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한국 정부는 1988년 독일 하데베(HDW)조선소에서 1번 잠수함 '장보고함'을 건조하면서 함정 인수 요원, 정비 요원, 감독관 및 해군 관계자들을 독일에 파견해 후속 잠수함 건조 및 승조원 양성 방식을 습득했다. HDW 조선소는 CPSP 최종 수주에서 한국과 맞붙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우리 해군은 1992년 10월 장보고함을 독일에서 인수했으며, 장보고함은 1993년 5월 대한민국에 취역한 뒤 지구 15바퀴가 넘는 633만 km를 항해하며 30여년 간 해양 수호의 임무를 수행하다 지난해 11월 노후화를 이유로 퇴역했다. 현재 운용 중인 장보고급 잠수함은 총 8척으로, 이중 최근에 만들어진 '이억기함'도 취역한 지 25년이 넘는 만큼 순차적으로 퇴역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40여명의 승조원이 탐승할 수 있는 1200톤급 장보고급 잠수함은 56.4m × 7.6 m 크기로, 어뢰, 기뢰, 유도탄 등 무기 탑재가 가능하다. 노후화된 장보고급 잠수함은 한국과 방산 협력을 모색 중인 유럽·남미 국가 등에 무상 양도돼 향후 'K-방산' 역량 제고에 기여할 예정이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2006년 선도함 진수식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1월까지 총 9척을 해군에 인도한 뒤 사업을 마무리했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장보고급과 도산안창호급을 잇는 1800톤 규모의 중간급 잠수함 전력으로, 길이는 65.3m × 6.3m에 달한다.

손원일급 잠수함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잠수함 최초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기존 잠수함이 배터리 충전을 하려면 수일에 한 번씩 수면 위로 부상해 스노클링해야 했다. 하지만 AIP 탑재로 함 내 저장된 산소 및 연료만으로도 동력 확보를 위한 전원 공급이 가능해 수주 간 잠항이 가능해졌다.

북한 도발 시 해상에서 발사돼 내륙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국산 순항 미사일 '해성-Ⅲ' 및 중어뢰를 탑재했으며, 장보고함 대비 저항을 최소화하고 수중 추진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함체 디자인 등 성능이 개선됐다는 특징도 지닌다.

해군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안무함(SS-Ⅲ, 3,000톤급)이 2025 사일런트 샤크 훈련 참가를 위해 출항하는 모습.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해군이 운용 중인 잠수함 중 가장 최신형은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이다.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은 한국이 최초로 도입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북한 등 주변국들의 고도화된 위협에 대응하고 무장 역량 강화 및 작전 운용성 향상을 위해 추진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2018년 선도함 진수식을 시작으로 2024년 3번 함인 신채호함까지 해군에 인도되면서 마무리됐다.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높은 국산화율과 수직발사관(VLS) 탑재 등 강화된 무장 체계를 꼽을 수 있다.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에 쓰인 장비들의 국산화율은 76.2%로 장보고급(33.7%), 손원일급(38.6%) 대비 2배다. 추후 잠수함발사탄도유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VLS가 탑재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통상 잠수함의 규모가 커질수록 탑승 승조원 및 탐지·무장 장비 종류도 많아져 공격력이 크게 향상된다.

3600톤급 잠수함인 장영실함은 89m×9.6m로,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최대 규모의 잠수함이 될 전망이다. 도산안창호함(89m×9m)과 너비는 비슷하지만 길이는 조금 더 길다. 2020년 일본 오류급 잠수함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리튬 전지를 잠수함에 탑재, AIP와 함께 활용하면서 수중 잠항 시간 및 최대 속력 유지 시간이 대폭 개선할 전망이다.

도산안창호함 대비 탑재 가능한 VLS의 크기와 개수를 늘려 지상 타격력을 개선한 것도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다. 장영실함엔 총 10문의 VLS가 탑재될 예정으로, 도산안창호함(6문) 대비 많다. 국산화된 음향탐지 체계 및 전투체계를 적용해 정보 처리 및 표적 탐지 능력도 향상됐으며, 80% 내외의 국산화율 달성이 목표다. 크기는 커졌지만 힘내 소음 및 진동을 감소시키는 저감 기법을 활용해 은밀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영실함은 2027년 우리 해군에 인도될 예정인데, 한국이 CPSP 수주에 성공할 경우 캐나다 해군 역시 '장영실함' 12척을 타고 북극해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