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보단 "억울합니다"…비상계엄 징계 장성 대부분 항고

31명 중 28명 항고…곽종근만 '항고 포기'
중징계 중 가장 가벼운 '정직'에도 항고…"반성 부족" 비판 제기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2024년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육군 버스에 붙어 있는 현판이 떨어져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김기성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봉쇄와 정치인 체포조 운영 등에 관여해 징계받은 장성들과 장교 대부분이 항고한 것으로 9일 파악됐다. 징계에 대한 항고는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해 보장된 적법한 절차이지만, 징계를 받은 군인 대부분이 일제히 이의를 제기한 것을 두고 성찰과 책임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12·3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징계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한 인원은 징계를 받은 31명 중 28명이다. 장성급 징계자는 26명 중 23명, 영관급(대령) 징계자는 5명이 모두 항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항고한 28명의 징계 수위는 △파면 10명 △해임 2명 △강등 2명 △정직 14명이다. 계엄 당시 군을 지휘했던 주요 장성들부터 현장 실무를 전담했던 영관급 장교들이 고루 포함됐다.

군 지휘부 중에선 대표적으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이 항고를 결정했다.

고현석 전 육군본부 참모차장(중장),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중장) 등 계엄상황실 구성을 위해 충남 계룡대에서 서울 국방부로 출발한 '계엄 버스' 구성 및 탑승자 15명 역시 항고를 선택했다.

국회 및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봉쇄, 정치인 등 체포조 운영 등에 가담한 정보사령부(정보사),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소속 군인들 및 합동참모본부(합참) 전투통제실에서 계엄사령부 편성 및 운영에 관여된 이들도 모두 항고했다.

징계를 받은 이들 중 항고를 포기한 인원은 해임 처분을 받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중장) 1명뿐이다. 국회 봉쇄 및 정치인 체포 등에 관여해 파면 처분을 받은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준장)과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은 9일 기준 아직 항고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징계 처분일은 지난 1월 30일로 아직 기간이 남은 만큼 추가 항고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징계 처분을 받은 군인은 처분 통지일부터 30일 이내에 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현재 국방부는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소장), 이승오 전 합동참모본부(합참) 작전본부장(중장), 정진팔 전 합동참모차장(중장),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중장) 4명에 대한 징계 절차도 진행 중인데, 이들 역시 결과에 불복할 경우 항고 인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군인들이 책임에 대한 성찰과 반성 없이 억울함만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전체 항고자 28명 가운데 12명(장성급 10명·영관급 2명)은 징계 처분이 결정된 지 1~2일 만에 항고를 제기했으며, 중징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위인 '정직' 처분을 받은 15명 역시 모두 항고에 나섰다.

항고한 이들에 대한 심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들이 제기한 항고 이의 제기에 대해 추후 항고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징계 수위를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