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100부 배부하던 '제대군인잡지', 예산 삭감에 PDF로 전환
일각선 "콘텐츠 계속 제공해야"…보훈부 "책자·웹진 부활 노력"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가보훈부가 제대군인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발간해 온 잡지가 올해부터 예산 부족으로 PDF 파일 형식의 정보지로 전환됐다. 재정 구조조정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였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현장에선 "형식 축소가 대국민 콘텐츠 약화로 이어져선 곤란하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 보훈부에 따르면 제대군인지 발간 사업을 위한 2026년도 예산 2억16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달 3100부를 인쇄해 사단급 이상 부대와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부서, 지방보훈관서, 제대군인지원센터 등에 배포하고 웹진으로도 제공하던 '리;스펙 제대군인' 잡지가 지난해 12월호를 끝으로 책자 발간을 마감했다.
보훈부는 지난해 12월 "지난 20여년간 걸어온 리;스펙 제대군인이 하나의 장을 마무리하게 됐다"면서도 "제대군인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지원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정보 제공을 예고했다.
보훈부는 올해 1월부터 '제대군인 JOB'이라는 이름의 월간지를 자체 제작해 파일을 배포하고 있다. 수록 내용은 제대군인 인터뷰, 채용기업 소개, 채용시장 전망, 국가기술자격 정보 등 취·창업 관련 정보에 집중됐다. 기존 40여 쪽 분량은 30여 쪽으로 축소됐고, 외부 전문가 기고와 기획 기사 비중도 크게 낮아졌다.
보훈부 관계자는 "제대군인 지원 제도와 취·창업 정보는 전국 10개 제대군인지원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고 있어 사업 중복성을 고려했다"라며 예산 삭감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보훈부는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자체 제작에 따른 디자인과 콘텐츠 품질이 전문가가 제작하는 것보다는 낮아지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독자들 사이에선 예산 전액 삭감이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전역한 제대군인 A 씨는 "책자로 직접 본 경우는 많이 없지만 웹진을 자주 봤고,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시절 큰 도움이 됐다"라며 "이런 콘텐츠가 줄어든 건 아쉽고, 리;스펙 제대군인이 부활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수치상으로도 제대군인 정보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제대군인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리;스펙 제대군인의 평균 조회수는 수백 수준이었지만, 제대군인 JOB 2월호는 게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2500건을 넘겼다. 온라인으로만 제공된다는 환경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정보지 수요 자체는 여전히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예산 삭감은 지난해 8월 이재명 정부가 첫 예산안에서 27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이미 정해진 흐름이었다. 당시 정부는 '줄일 것은 과감히 줄이고, 성과 중심의 재정 운용을 하겠다'라는 기조를 밝혔는데, 제대군인지 발간 사업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보훈부는 제대군인지 역할을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리;스펙 제대군인의 재발간을 위한 예산이 2억원대로 비교적 낮은 만큼, 재정 당국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보훈부 관계자는 "현재는 취·창업에 필요한 지식과 전망 등 전문가의 기고 등이 포함되고 기존 책자와 웹진으로도 발간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JOB 외주 용역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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