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해병대 격상한 '준4군체제' 필요성 언급…안규백 "군 개편 이후 고려"

"해병대를 육군이 지휘하는 건 이상해…무기 부족하면 채워줘야"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해병대의 일부 병력을 육군이 지휘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해병대의 지위를 격상한 '준4군 체제'의 신속한 추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등의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에게 "해병대의 염원은 준4군체제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냐"라고 물었다.

주 사령관은 "가장 큰 비정상 중 하나는 과거 해병대가 해체되면서 육군에 작전 통제권이 넘어간 뒤 52년 동안 유지돼 왔다"라고 답했다.

해병대사령부 예하에는 1·2사단과 6·9·특수수색여단 등이 편제돼 있는데, 이 가운데 1·2사단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육군에 있다.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됐던 1973년 육군에 이관된 이후, 사령부가 1987년 재창설된 이후에도 이는 변하지 않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사단은 평시 작전통제권이 이전이 가능하도록 돼 있으나 2사단은 전력구조, 무기체계 등을 체계적으로 갖추지 못해 육군의 통제를 받게 돼 있다"라며 "무기체계와 병력 구조를 갖춘 이후에, 군 개편 이후에 (준4군체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2사단은 자체 작전을 독립해서 할 만큼 충분한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건 어디에서 많이 듣던 얘기 같다"라며 "한국군은 자체 방위역량이 떨어져서 작전권을 갖고 있어야 하겠다는 (미국의) 말과 비슷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해병대 소속 사단을 해병대사령관이 지휘하지 않고 육군이 하는 건 이상하다"라며 "조직적 역량이 부족하다면 모르겠는데, 무기체계 등의 부족이면 채워줄 생각을 해야지 계속 유보하겠다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 해병대 특수수색대대와해병대2사단 예하 말도 소초를 방문해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7/뉴스1

그러면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가 될 수 있는데 (작전권을) 넘겨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최대한 부족한 것은 신속하게 채워주는 쪽으로 하면 된다"라며 "그런 쪽으로 검토해 보라"라고 지시했다.

국방부는 해병대 1사단의 작전통제권을 2028년까지 해병대사령부로 돌려주고, 2사단의 경우 추가 검토를 거치기로 했다. 2사단은 김포·강화 등 수도권 서측방 경계·방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경계 범위가 매우 넓어 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선 연쇄적 부대 개편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해병대 전력이 매우 중요한데, 해안경비를 하는 건 아깝다"라고 말했고, 이에 안 장관은 "김포 쪽을 육군에게 맡기고, 해병대는 상륙작전을 전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육·해·공군과 달리 해병대는 '회관'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는 3면이 바다인데 해병대 역할이 중요하다"라며 "(해병대회관을) 챙겨봐 달라"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해병대 인원이 근무할 기회를 늘려달라는 주 사령관의 건의에 "해병대 승진 기회를 많이 주라는 거죠?"라고 물은 뒤, 안 장관에게 건의를 참고할 것을 당부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