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내년에 트럼프-김정은 회동으로 대화 계기 마련할 것"

국립외교원, 2026년 정세 전망 보고서 발간
한중 '셔틀 정상회담' 전망…"동아시아 정세, 전반적으로 안정" 예상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News1 DB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국립외교원은 16일 발간한 '2026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북미관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회동이 이뤄지며 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6년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top-down)식 대북 접근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 정상 간 회담 개최 희망, 평화 공존, 비핵화 의제 등에서 공통분모가 있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다소 커졌다"라고 평가했다.

북한 내부 정세와 관련해 보고서는 "북한은 핵보유국 기정사실화를 통해 대폭 향상된 국가 지위를 강조하면서 열악한 경제 현실을 무마하는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 "핵보유국 지위를 활용한 공세적 전략을 범정부적 노력으로 확산시켜 체제 결속력을 강화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 파병, 재해 등으로 누적된 불만 요소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확장외교를 지렛대로 경제 여건을 개선하고 사회 안정을 추동해 민심 달래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은 2026년 제9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새로운 국방 및 경제 발전 로드맵이 마련되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도 빠르게 추진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6년에도 북한은 핵물질 증산과 신형 미사일 개발·실전 배치를 촉진할 것"이라면서도 "7차 핵실험의 군사기술적 필요성은 있으나 북중, 북미관계를 고려해 자제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지속과 러우 전쟁 장기화로 인해 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에서 관여를 점차 줄이면서 아시아에서 외교적 관여를 강화하고 본격적으로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강하게 대응하면서도 안정화 시도에 호응할 것"이라며 "북중러의 반미 연대는 3각 밀착보다는 3자 내 각각의 양자 관계를 중심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한미일 안보 협력도 중국 견제에 대한 동기가 강화되면서 점차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한반도와 대만 등에서 대규모 군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라며 "미중 경쟁이 격화하겠지만 동아시아 지역 체제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2025년은 한국의 신정부 출범과 함께 관계 재정립의 계기를 만든 한 해였다"며 "2026년에는 한반도 정세의 평화와 안정 및 남북 교류 강화를 위해 공조하는 한편, 중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간 '셔틀 정상회담'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일본 관련 정세와 관련해 보고서는 "2026년 일본 정치는 보수화 추세와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총선과 정계 재편의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 "소수 여당이 지속될 경우 연립정권 및 정당 간 합종연횡이 상시화하며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다카이치 내각은 '강한 일본'을 표방하며 국제 정세를 헤쳐 나가려 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갈등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