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여행허가 제도, 공정함에 편리함을 더하라 [특별기고]

홍소영 병무청장

홍소영 병무청장

지난 추석 연휴 기간 해외출국 인원이 174만 명에 이르면서 인천공항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기사를 봤다. 우리나라가 해외여행객 30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해외로 출국한 사람들 중 약 17%가 20대라는 사실은, 젊은 세대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과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늘날 해외여행은 일상의 여가활동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달랐다. 병역의무자가 해외여행을 하려면 귀국 보증인을 세우고 귀국 후 신고를 해야 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해외 출국 자체가 쉽지 않고 병역의무자가 국외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엄격하고 통제적인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국민들의 해외 활동이 보편화되면서, 병무청의 국외여행허가제도 역시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병역의무자들이 학업, 취업, 문화체험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인터넷 민원신청시스템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예비역 등의 국외여행 신고제 폐지, 귀국 보증제도 폐지, 24세 이하자 국외여행허가제도 및 귀국 신고제도 폐지도 이러한 시대 흐름을 반영한 사항이다.

최근에는 '단기국외여행 자동처리 시스템' 도입으로 허가 신청 후 즉시 처리로 편익성 제고를 인정받아 국무조정실 주관 적극행정 우수사례 '베스트 5'에 선정됐다. 올해 5월엔 단기국외여행 허가 기간을 목적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병역 이행의 공정성도 함께 강화했다

또한 '사회복무요원 국외여행허가 추천서 전자발급 시스템'을 구축해 서면으로 행해지던 행정 처리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종이 절약으로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창출했다.

추가로 올해에 자동 처리 대상을 기간 연장 허가 신청자까지, 추천서 전자발급 대상을 산업기능요원 및 전문연구요원까지 확대해 병역의무자의 편익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외여행허가제도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병역의무 이행이라는 신성한 가치를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나누어 짊어져야 한다는 '공정성'과 국가 존립을 위한 '안보'라는 대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병무청은 두 개의 큰 가치에 편리성을 더해서 개인의 자유와 병역의무 이행 사이 최적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국외여행허가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들이 병역의무를 당당히 이행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병무청은 편리하면서도 유연한 국외여행허가제도 운영을 통해 국민 모두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병무청으로 거듭날 것이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