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벌더니 오만불손"…北부부 총살형, 아이들까지 강제 참관
K팝 콘텐츠 소지·전파, 외화 밀거래 등 행위자들 공개처형 사례 꾸준히 보고돼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북한이 평양 미림지구에서 개인 사업을 운영하던 50대 부부를 '반공화국·반사회주의 행위'로 규정하고 공개 처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 명의 주민, 미성년자까지 강제로 현장에 동원돼 이를 지켜봐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평양에서 전기자전거·오토바이 부품 등을 판매·수리·대여하는 개인 사업을 수년간 운영하며 상당한 수익을 올린 50대 부부는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태도가 오만하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북한 당국은 이러한 민원을 근거로 지난 8월 초 부부를 체포해 공동 심문을 진행한 뒤, 9월 초 사형을 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부와 연관된 20명은 추방 또는 재교육형 처분을 받았다.
당국은 두 사람이 외화 유출을 위해 외부 범죄 조직들과 연계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공개 처형은 평양 미림 일대의 넓은 공간에서 진행됐고, 시장 관리자·노점 책임자 등 필수 참석 대상이었다. 주민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유아·청소년까지 상당수 함께 현장에 동원돼 이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공개 처형 직후 현장은 극심한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 며칠간 시장 거래량이 급감하고 부부와 관련된 배터리 물품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됐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한 본보기"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처형 시점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직후 이뤄졌다.
한 소식통은 "국가가 허용한 경제 활동 범위를 조금이라도 넘어서면 이같이 처벌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케이스"라며 "청소년까지 현장에 동원된 것은 공포심을 조기에 주입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북한은 외부 정보 유통, K-팝 콘텐츠 소지·전파, 외화 밀거래 등 특정 행위를 '반공화국 범죄'로 규정해 공개 처형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돼 왔다.
khj8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