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스 원' 내리면 '비스트' 뜬다…트럼프 도착하면 경주는 '진공 상태'

(경주=뉴스1)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8년 만에 국빈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로 이동한다.

정부는 외국 정상의 방문 중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한에 맞게 '최고급 예우'를 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김해공항에 전용기 '에어포스 원'으로 도착하면 외교부 장관 또는 차관이 영접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장대를 사열하고, 공항에선 국가 원수에게 최고의 예우를 보이는 예포 21발이 발사될 전망이다.

예포 발사 탄수는 한국의 경우 대통령, 국왕 등 국가원수에게 21발, 부통령이나 총리는 19발이다. 21발은 서양에서 행운의 숫자인 3과 7을 곱해서 나온 것으로,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에어포스 원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리무진으로 강력한 방탄을 장착한 '더 비스트'와 전용 헬기 '마린 원' 중 하나를 이용해 경주로 이동한다. '괴물'을 뜻하는 '더 비스트'는 어지간한 외부의 공격에도 끄떡없는 방탄을 자랑하는 차의 성능을 빗대 붙여진 이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육로를 이용하는 경우, 경찰이 차량 행렬을 호위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이면 경주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 시내에선 각국의 정상이 도착할 때마다 전면적인 차량 통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주는 가장 높은 수준의 비상근무 단계인 '갑호 비상'이 발령돼 있어 이른바 '진공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APEC 정상회의 기간 회의장 반경 3.7㎞에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됐으며, 수중 드론(ROV)까지 투입돼 물밑까지 살피는 특급 경호가 이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에 머물며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최고경영자(CEO)서밋 연설, 그리고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만남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1박 2일로 예정된 방한 일정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판문점 긴급 회동'처럼 '깜짝 회동'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까지 헬기를 타고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한국의 개입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 혹은 원산의 대형 리조트(갈마해안관광지구)로 초청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그는 김해공항에서 북한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