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력 보충' 병력이 ADEX 홍보관에…부당한 상비예비군 소집 '구설'

[국감브리핑] 타 부대 동원 훈련 투입 등 '목적 외 운용' 만연…최근 증가세
강대식 의원 "'전투력 보완' 취지 맞게 운영되도록 관리·감독해야"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병력 자원 감소에 따른 전투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예비역 활용 제도인 상비예비군이 방산 전시회 홍보 부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등 본 취지와 다르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육군에선 장기 상비예비군으로 소집된 인원이 전투 업무와 관계없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홍보 업무를 하거나, 타 부대 동원 훈련에서 교관 임무를 수행하는 등 '목적 외 운용' 사례가 보고됐다.

2022년에 법제화된 상비예비군은 예비역(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을 평시에 소집 및 훈련하는 제도다. 전쟁이 터지면 예비역들은 소집 때와 동일한 직책으로 동원돼 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들은 연간 소집 가능 기간에 따라 단기(연 30일 내)와 장기(연 180일 내)로 나뉘어 운용되며, 작전 계획에 따라 하위 전투 제대의 현장 지휘 및 장비 관리, 무기체계 정비 및 수리 등 주요 군사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국방부 규정 등에 따르면 홍보 업무는 상비예비군의 관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상비예비군은 전직 군인들이 평시 복무를 수행하다 유사시 직접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예비군(2박 3일 동원 훈련)보다 전투력이 우수하다. 동원 예비군 70만 개 직위 중 상비예비군이 무기 체계 운용 등에서 숙련이 필요한 5만 개 직위 중심 업무를 수행하는 이유다.

전투력 보강 목적으로 소집된 상비예비군이 목적 외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육군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강대식 의원실이 육·해·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타 부대 동원훈련 교관, 조교 등으로 소집돼 임무를 수행한 육군 상비예비군은 △2022년 53명 △2023년 74명 △2024년 299명 △2025년 285명(10월 1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공군은 0건을 기록했다.

이에 국방부는 강 의원실에 상비예비군 제도가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육군 역시 국회 정책 토론회 등에서 상비예비군 역할 확대 필요성이 언급됨에 따라 원활한 훈련 통제 등을 목적으로 상비예비군을 교관 또는 조교로 운용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육군 관계자는 "평시 낮은 편성률을 고려, 전투 장비 조작 등 훈련 성과를 높이려는 목적"이라며 "2023년부터 상비예비군 역할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조교 등 역할을 수행하는 인원이 일부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방부가 상비예비군 제도를 병력 자원 급감을 보완할 군 구조 개편 일환으로 추진하는 만큼, 전투력 강화라는 목적에 맞게 제도가 운용되도록 직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상비예비군 확대 등 예비 전력 운영에 쓰이는 예산은 내년도 2600억 원으로 올해(2646억 원) 대비 1.7%가량 감소했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예비 전력 정예화를 이유로 관련 예산 증액을 국회에 건의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목적에 맞지 않는 운용 및 소집 사례가 증가할 경우 증액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대식 의원은 "국방부는 상비예비군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예하 부대를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