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포병 탐지레이더-II 사업 군사기밀 유출…방첩사가 적발

군인이 수시로 비밀자료 열람신청…정보 수집 후 업체에 유출
방첩사 '기소 의견'으로 송치

'대포병탐지레이더-II'. (방위사업청 제공) 2017.4.24/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 장사정포 원점 타격 작전의 '눈'으로 불리는 대포병 탐지레이더-II(천경-II, TPQ-74K)와 관련한 군사기밀이 민간업체로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26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국군방첩사령부는 대포병 탐지레이더-II 사업 비밀 유출 첩보를 입수해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 결과 현역 군인과 업체 관계자를 포함한 5명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방첩사는 이 사건과 관련한 민간인을 수원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수원지검은 추가 보완을 거쳐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현역 군인은 방첩사가 계속 수사 중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비밀 유출 사건은 현역 군인이 '3급 비밀자료'를 수집해 업체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당 군인은 대포병 탐지레이더-II 개발 과정에서 '비밀자료 열람신청'을 수시로 해 특정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병 탐지레이더-II는 2011~2017년 개발을 거쳐 2018년부터 전력화가 시작됐으며, 2024년 3월 전 군단 및 서북도서에 배치 완료됐다. 5톤 트럭에 탑재돼 이동과 전개가 용이하며, 능동위상배열(AESA) 기술을 적용해 1000여 개 송수신 모듈이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이 무기체계는 북한의 170㎜ 자주포, 240㎜ 방사포 등에서 발사된 포탄을 발사 후 약 10초 내 탐지, 궤적을 역추적해 발사지점을 산출하며, 그 결과를 작전통제소 및 포병부대에 실시간 전파한다. 작동 신뢰성과 내구성도 뛰어나 해외 수출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군 당국은 국가 핵심 방산기술이 결합한 대포병 탐지레이더-II의 체계 특성, 성능·정비자료, 운용 매개변수 등이 외부로 넘어가면 적의 교란·회피 능력 향상은 물론 우리 군의 전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방첩사는 관련 첩보 접수 후 수사 초기부터 기밀 등급·유출 범위·재유통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해 왔다.

대포병 탐지레이더-II는 현재 검사·정비 성과기반 군수지원(PBL) 사업 단계로 넘어간 상태다. LIG넥스원은 올해 832억 원 규모의 계약을 방위사업청과 체결해 2030년까지 후속군수를 담당한다. 군 당국은 이번 기밀 유출 의혹이 후속지원 국면에서 다뤄지는 내용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