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프리덤 에지'에 美 항모 불참…北 반발 후 '로키' 대응

1·2차 때는 참가…세부훈련은 작년 수준으로
'UFS 훈련 조정'에 이어 대북 유화책?…北 도발 자제 여부 주목

지난해 11월 열린 2차 프리덤 에지 훈련에서 미 항모를 포함한 한미일 함정들이 항해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1.14/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15일부터 19일까지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되는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2025 프리덤 에지'에 미 해군의 전략자산인 항공모함이 불참하기로 했다고 16일 한 고위 소식통이 밝혔다. 지난해 훈련 때보다 사실상 참가 전력이 줄어든 것으로, 북한도 이를 감안해 훈련 기간 고강도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미일은 전날부터 함정과 항공 전력이 참가한 가운데 프리덤 에지 훈련의 일환으로 △해상미사일 방어 △대잠수함작전 △공중 및 방공 △대해적 △사이버 방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덤 에지는 한미일 3국이 지난 2023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다영역 훈련 시행'에 합의함에 따라 2024년 6월 최초 시행됐고, 같은 해 11월엔 2차 훈련이 있었다. 1차 훈련 때는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가, 2차 때는 조지워싱턴호(CVN-73)가 참가했다. 미국의 항공모함이 전개되지 않는 것은 올해 훈련이 처음인 셈이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일의 이지스구축함과 호위함, 전투기, 초계기, 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 헬기 등이 참가했다. 우리 군은 이달 초 프리덤 에지 시행을 예고할 당시부터 구체적인 참가 함정을 소개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훈련을 '로키'(low key)로 진행하는 모습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실시된 프리덤 에지에서 미 항모가 참여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미군의 일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중동에 2개의 미 항모전단이 배치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미 항모 불참이 '한반도 인근 전략자산 전개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으나, 군 당국자는 이를 부인하며 "한미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에 강하게 반발한 것이 고려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대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 대통령도 '남북 간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대화 복원을 위한 유화적인 대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 간에 미 항모의 훈련 참여 여부를 놓고 사전 소통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담화를 통해 한미일 훈련을 비판하며 "우리의 맞대응 행동 역시 더욱 명백하게, 강도 높이 표현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훈련에 미 항모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항의성 군사 도발을 할 명분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올해 프리덤 에지 훈련은 두 차례 진행한 작년과 달리 한 번만 실시한다.

지난 8월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도 북한은 핵미사일 발사 등의 고강도 도발은 단행하지 않았다. 한미는 UFS가 정례적인 훈련인 만큼 정상 진행했으나, UFS 기간 기획했던 야외기동훈련(FTX) 40여 건 중 20여 건을 9월로 연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