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열병식은 무기 전시회…'美 겨냥' 육해공 첨단무기 선보인다
무인잠수정 'AJX-002'·극초음속 대함미사일 'YJ-17' 공개 주목
전문가들 "中, '美와 동등'에 주력…드론·무인 전력 등 과시 전망"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국이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통해 역대급 군사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중국군은 이번 열병식에서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과 인공지능(AI) 기반 스텔스 드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사일 방어체계 등 최신 전력을 총동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4만명 이상이 동원되는 이번 열병식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 진행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관례에 따라 직접 사열에 나선다.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일찌감치 방중 일정을 소화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서는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시 주석 왼쪽에 김 총비서,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설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주목되는 무기 중 하나는 초대형 무인잠수정 'AJX-002'다. 지난달 중순 예행연습에서도 위장막 없이 등장한 이 무기는 길이 20m, 지름 1~1.5m로 추정되며, 러시아의 '포세이돈'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적 잠수함 추적과 공격, 기뢰 제거·부설 등 잠수함 임무 전반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사시 미 해군의 접근을 저지하는 '게임 체인저' 성격을 띤다.
프랑스 군사 전문매체 네이벌뉴스는 AJX-002가 미 해군의 초대형 무인잠수정 '오르카'(Orca)보다 큰 규모로 장시간 작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뢰성과 임무 완성도 측면에서는 미국이 아직 우위라는 평가도 있다.
지상 전력 중에서는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잉지-17'(YJ-17)이 관심을 끈다. 최대 마하 8의 속도로 비행하며 약 1200㎞ 떨어진 해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고, 500kg급 탄두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를 '미 항모 킬러'로 규정하며 "서태평양에서 미 해군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사거리 1200㎞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 오산·군산 공군기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등 한국 내 미군 기지와 우리 군 주요 거점 다수를 사정권에 포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 공중발사 신속대응무기'(ARRW)은 아직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황으로, 중국이 YJ-17을 앞세워 기술 격차를 좁히려는 의도가 읽힌다.
중국의 전략적 억지력을 상징하는 ICBM '둥펑-41'(DF-41)도 공개가 예상된다. 사거리 1만2000~1만 5000㎞로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며, 최대 10개의 독립목표재돌입체(MIRV)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미국의 '미니트맨Ⅲ' ICBM(사거리 약 1만3000km)과 전략적 억지력 측면에서 사실상 동급으로 평가해 왔다.
중국의 차세대 항공전력도 관심사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35'(J-35)와 쌍좌형 '젠-20S'(J-20S)가 천안문 상공에 등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J-35는 미국 F-35를 겨냥한 함재기형 대항마로, J-20S는 드론 통제 등 유무인 복합 임무 수행을 위해 개발된 기종이다.
스텔스 드론 '페이훙-97'(FH-97)도 후보군에 올랐다.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유인 전투기를 호위하는 '로열 윙맨' 콘셉트를 구현한 무기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FH-97이 열병식에 등장할 경우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AI 전투기 실전화를 과시하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
이외에도 '괌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둥펑-26D', 초음속 순항미사일 '둥펑-100'(DF-100),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반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 '둥펑-17'(DF-17) 등 미군 전력 억제를 겨냥한 신형 무기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군은 열병식에 투입되는 모든 장비가 이미 '현역'에 배치된 무기라고 주장했다. 다만 검증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열병식은 중국의 군 현대화 성과를 과시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미국과 동등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 한다"며 "ICBM 역량은 여전히 미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드론·무인 전력·차세대 전투기 분야에서는 빠르게 추격하고 있음을 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과거 중국이 ICBM 등 미국 본토 타격 무기를 앞세웠다면, 이번 열병식은 대만을 둘러싼 인도·태평양 전력 대응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라며 "미 해군 항모와 전력을 겨냥한 지대함 미사일과 무인기 체계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드론 분야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민간 기술을 확보했고, 이번 열병식은 군사기술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을 견제하려는 시위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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