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올해 말 이탈리아와 방산·군수공동위…국방우주 협력 강화
이탈리아 기업 제품 생산에 국내 기업 참여 늘어날 듯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세계 10대 방산 수출 강국인 한국과 이탈리아가 올해 말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 우리 기업들이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방산기업 제품 생산에 참여하는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과 이탈리아 병기본부는 올해 4분기 중 제18차 '한-이탈리아 방산·군수공동위'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이 자리에는 양국 정부와 군 외에도 민간기업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1993년 양국의 '방산·군수 협력 협정'에 따라 처음 시작한 한-이탈리아 방산·군수공동위는 2009년 이후 중단됐다가 2022년 재개됐다. 3년 만에 다시 열리는 공동위는 양국의 방산 협력, 연구개발, 기술 교류, 공동 생산, 군수지원 등 전 분야에서 협력 채널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양국의 방산업체 간 소개와 시장 진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완성품인 무기체계의 직접적인 수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이탈리아의 점유율은 4.8%로 6위, 한국은 2.2%로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국은 국방우주 협력 확대 방안을 중점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유럽우주청(ESA)의 창립 회원국으로, 우주 무기체계 기술력에서 세계 8위로 평가받는다. 1964년 인공위성 '산마르코 1호'를 발사하며 세계 3번째 위성 발사국에 오른 뒤, 미 항공우주국(NASA)와 우주 탐사 임무를 하고 있고 국제우주정거장(ISS) 모듈 2개를 만들기도 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이탈리아 우주청(ASI)이 NASA와 함께한 실험을 통해 달 표면에서 지구 GPS를 수신·추적하는 데 성공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기술이 뛰어나다"라며 "K-방산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우주 무기체계 기술 수준은 세계 10위로, 이탈리아보다 다소 낮다. 이 때문에 위성, 발사체, 우주 인프라 등 첨단 분야에서 이탈리아와의 협력이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국형 GPS(KPS) 사업과 통신위성 무궁화위성 6A 제작에도 이탈리아 기업들이 참여한 바 있다.
이탈리아 측도 우리나라와의 국방우주 분야 협력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 2023년 정상회담 계기로 양국은 '우주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올해 5월엔 우주항공청과 이탈리아 우주청이 MOU를 맺었다. 양국은 우주 환경 탐사, 지구 관측, 위성항법 등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우리 기업들은 위성 데이터 서비스, 원격 데이터 공유 등 분야 외에도 이탈리아 우주기업의 협력업체로 참여하거나 공동 프로젝트에 동참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방산 대기업 레오나르도는 지난해 우주 산업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 12위로 평가되는 레오나르도는 전투기, 헬리콥터, 미사일 등 방산 제품 전반과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도 우리 기업이 '절충교역' 형태로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동위는 양국이 방산·군수 분야 전반에서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우리 기업들이 이탈리아 방산업계의 공급망에 더욱 많이 진출하고 민간 협력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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