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토 방산협의체 9월 출범…K-방산, 더 커진 유럽시장 공략 속도

'고가시성 프로젝트' 한국 참여 방안 논의할 듯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라드밀라 마크 루터 NATO 사무총장과 NATO 정상회의 계기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정부가 오는 9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방산협의체를 공식 출범시킨다. 협의 채널이 마련됨에 따라 우리 방산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정부 및 방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9월 말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나토 방산협의체'를 개최하기로 하고 나토 측과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협의체는 한국과 나토 간 공동 무기획득·연구개발(R&D), 군수지원, 표준화 및 감항 인증, 교육·훈련 등 방산 전 영역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이번 협의체 출범에 따라 우리 방산업체들이 나토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수출 루트를 추가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국방비 3.5%+간접 투자 1.5%) 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미국을 제외한 31개 나토 회원국의 GDP 5% 합계는 1조 달러를 상회한다. 나토 국방비 증액의 최대 수혜자는 유럽연합(EU) 지역에 기반을 둔 방산 업체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가성비와 신속한 납품이라는 강점을 가진 K-방산 업체들에도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한-나토 방산협의체에서는 나토의 '고가시성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시성 프로젝트는 나토가 집단 방위를 위해 필요한 전력을 공동으로 개발·획득하는 사업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나토는 탄약, 군수 분야 디지털화, 공급망 안정화 등에 관심이 있는데 한국의 능력에도 주목하고 있다"라며 "한국이 고가시성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단순한 수출을 넘어 나토의 제도적 파트너로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토 방산협의체는 지난 4월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벨기에를 직접 방문해 제안한 데 이어, 지난 6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나토 정상회의 계기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만나 합의하면서 추진됐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