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시아 최초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공식 가입

150조원 규모 세계 최대 연구 프로그램…과학기술 협력 강화
한국, 86조원 규모 '필러 2' 분야서 EU와 공동연구

외교부 전경. 2024.10.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유럽연합(EU)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에 공식 가입했다.

외교부는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에서 '대한민국의 유럽연합 프로그램 참여에 관한 협정' 및 '대한민국의 2021~2027년 연구 및 혁신 프레임워크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에 관한 의정서' 서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명식에는 유정현 주벨기에 유럽연합대사와 시그네 랏소 EU 집행위원회 연구혁신총국 부총국장이 양측 대표로 참석했다. 이 협정은 우리나라의 EU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규정하며, 부속 의정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준회원국으로 참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1984년부터 추진해 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으로, 2021년부터 2027년까지 7년간 총 955억 유로(약 15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 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이다. 현재 EU 27개 회원국 외에도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등 19개국이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한국의 가입으로 총 20개국이 준회원국 지위를 갖게 된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한국이 최초다.

우리나라는 2018년 EU의 가입 제안을 시작으로 2021년 '가입 의향서'를 제출하고, 이후 '탐색 단계'와 '본 협상'을 거쳐 2024년 협상을 타결했다. 이어 올해 5월 양측이 서명을 위한 내부 절차를 완료했으며, 이번 협정 서명으로 공식 가입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번 협정을 통해 한국은 '호라이즌 유럽'의 핵심 영역인 '필러(Pillar) 2' 즉, 글로벌 도전과 산업 경쟁력(예산 535억 유로·86조 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연구자들은 EU 회원국 및 기존 준회원국 연구자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과제에 지원할 수 있으며, 선정 시 별도의 국내 평가 없이 EU 예산으로 직접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특히 협정의 잠정 적용을 통해 올해 1월부터 우리나라 연구자는 준회원국 자격으로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다수 연구자가 유럽 연구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관련 과제에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연구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사전기획과제 지원, 설명회 개최, 한국연구재단 내 호라이즌유럽다자협력팀 신설, 한-유럽 연구자 네트워킹 포럼 등 다양한 지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호라이즌 유럽 참여를 통해 한국과 유럽 연구자 간 공동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인공지능, 양자기술, 첨단바이오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협정 서명을 계기로 EU 회원국들과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심화시키고, 첨단기술 분야의 국제 규범 창출에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