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첫 출근…"차분하고 현명하게 현안 대응"
"영화처럼 모든 사안이 동시 발생…실용 외교로 전략 수립"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4일 "지금 국제 정세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 큰 임무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차분하고 현명하게, 실용외교를 기반으로 외교적 현안에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외교부 인근 한 빌딩으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정부, 국민주권정부가 국제 정세를 잘 파악하고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외교부 전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러 현안 중 시급히 대응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묻자 조 후보자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를 언급했다. 여러 가지 급한 현안이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은 어떤 사안을 특정해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라며 "당장은 국회의 인사청문회 준비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을 아꼈다.
조 후보자는 통상과 안보 문제와 관련해 한미동맹의 안정성과 한국의 국익 간 균형을 맞추는 전략에 대한 질문에도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전략을 잘 짜서 조용하고 현명하게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취임 직후 미국 방문 계획과 관련해선 "취임 직후 미국부터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미 간 우선적으로 논의할 의제에 대해서도 "모든 현안이 서로 엮여 있다"라고만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불참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서는 "(장관 후보자) 지명 발표 전까지는 어떤 결정도 알지 못했다"라며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중국·러시아와의 외교 원칙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사안"이라며 "중요 외교 현안들과 함께 큰 맥락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라고 밝혔고, 대일 외교와 관련해서는 "한일관계의 큰 틀은 이재명 대통령이 잘 정해줬기 때문에 갈등 요소가 생기면 조용한 외교를 통해 차분히 해결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남북 및 북미관계의 실현 가능성 등 전망에 대해선 "북미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는 것이 이재명 정부 외교·통일 정책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면서도 "(성사가 되기 위해선)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가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분단국, 안보 취약국으로서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여러 나라와 공유하겠다"라고 밝혔다.
외교부의 조직 개편 등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조 후보자는 "차관으로 지낼 때도 개혁 구상을 갖고 있었고, 잘 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있었다"라며 "이번에도 그런(조직 개편) 생각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내용을 밝혀드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정통 외교관 출신의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부 1차관과 2차관을 모두 역임한 드문 경력을 지녔다. 외교부 재직 시절 통상 업무도 맡았던 적이 있어 관세와 안보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는 대미 외교를 포괄적 시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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