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벙커버스터·B-2 스텔스 전폭기…이란서 위력 과시한 美 전략무기
GBU-57 벙커버스터 첫 실전 사용…'전쟁 개시자' 토마호크도 동원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미국이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을 이용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했다. 특히 GBU-57의 실전 사용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란은 물론 국제사회에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루스 소셜' 게시물에서 "위대한 B-2 조종사들이 미주리 기지에 무사히 착륙했다"라며 이란 폭격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확인했다.
미국은 지난 20일 미주리주 휘트먼 공군 기지에서 B-2 7대를 출격시켰다. B-2는 공중급유를 받으며 최소한의 통신만을 유지한 채 쉬지 않고 약 18시간을 비행했다. 이는 9·11 테러 직후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의 장거리 임무였다.
B-2는 GBU-57 14기를 나눠 싣고 가 이란의 포르도 핵시설에 12발, 나탄즈에 2발을 투하했다. 미국이 GBU-57을 실전에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은 "놀랍고 압도적인 성공이었다"라고 힘을 과시했다.
이번 작전에 동원된 B-2는 1997년 처음 배치돼 30년이 넘은 기종이지만,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전략폭격기로 평가된다.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1B '랜서'와 함께 미군이 운용하는 3대 폭격기 중 하나로, 폭장량은 비교적 적지만 스텔스 기능을 갖췄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2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B-2는 전폭 약 52.4m, 길이 약 21m, 높이 18m의 거대한 동체를 가졌으나 레이더에는 새 정도의 크기로 탐지된다고 한다. 최대속도는 마하 0.95로 무장 탑재량 18톤으로 재급유 없이 최대 1만 1000㎞를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2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행기로도 유명하다. 한 대 가격이 우리 돈으로 2조 700억 원에 달해 어지간한 중소 국가의 1년 국방비와 맞먹는다. 미국도 단 20대만 보유하고 있는 B-2는 기밀 유지를 위해 미주리 기지에서만 운용한다.
B-2는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처음으로 작전에 투입됐고,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20년 예멘 후티반군 공격 때도 투입됐다. 미국은 B-2를 투입한 전투에서 패한 적이 없다.
GBU-57은 오직 B-2에서만 운용할 수 있는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으로, 현재 공개된 벙커버스터 중 가장 강력하다. 길이 약 6.2m에 무게는 13.6톤에 달하며 철근 콘크리트 60m를 뚫고 벙커와 터널 등을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이란 핵 시설의 특정 지점을 연속적으로 타격했는데, 이는 포르도 시설이 지하 약 90m에 위치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GBU-57은 연속으로 투하하면 폭발 때마다 더 깊이 파고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은 초기 피해 평가 결과 포르도 핵시설이 '완전히 무력화됐다'라는 판단을 내렸다.
GBU-57의 이번 사용은 북한에도 압박 메시지를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무기는 애초에 이란과 북한의 지하 핵기지를 타격하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관련 시설 외에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등 최고 지도부의 생존을 위한 지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란의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에는 미 해군 잠수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0여 발도 쏟아졌다. 토마호크는 최대 사거리 2500㎞로 정밀한 타격이 장점이다. 1991년 걸프전에서 처음으로 사용됐으며, 이후 미국은 전쟁을 시작할 때마다 이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한국의 경우는 독자 개발한 고위력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5'를 벙커버스터로써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무-5는 통상적으로 지대지 탄도미사일이 1톤가량의 탄두를 사용하는 데 비해 최대 8톤의 탄두도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투하식이 아닌 지상 발사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마하의 속도로 고고도에서 타깃으로 떨어지면서 GBU-57보다 정확도나 파괴력이 높다는 평가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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